노루손이 오름에서
눈이 오면 천연 썰매장이 된다는 노루손이 오름을 다녀왔다.
호국원에 계신 아버지와 한울누리공원에 계신 외할머니가 모셔진 곳 사이에 오름이 있었다.
그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026년 1월 17일
커다란 나무들이
외측의 시야를 가린다.
세상은 보이지 않고,
겨울의 숲만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 사이로 반짝이는
별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1월의 누레진 나무들은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그 사이로 스며드는 빛줄기는
들숨과 날숨 사이의 쉼처럼
편안하기만 했다.
그 사이사이에 생기는 여백,
그것이 바로 나에겐 호흡처럼 다가왔다.
겨울 숲을 이루는 나뭇잎이 무성할수록 그늘은 깊어지고, 그늘이 깊어질수록 햇빛이 더 짙게 드리웠다.
나무는 자신의 그림자를 내려놓은 채 있는 듯했다.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침묵.
흐린 하늘이었다가도 맑게 개인 하늘처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창으로 들여다본 암시 혹은 함축적인 의미.
동화 속에서는 그 여백에서
그 이야기가 마무리되곤 한다.
나는 키가 큰 노루손이 오름의 나무들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이 숲에서는
난쟁이가 된다.
생각해 보면
내게 초연의 의미는
아무렇지 않음이 아니라,
조금 덜 흔들리는 상태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