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
지난 1월,
내 생일 즈음 방문했던 카페예예에서
사장님이 "We are the world."를 연주해 주셨다.
오랜만에 듣는 익숙한 곡이 새삼 반갑게 느껴졌다.
https://youtu.be/FV_fQjMplko?si=rha6KkwhOQd1Ri66
오늘,
운동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데
넷플릭스에서 최근에 개봉한
"The greatest night in pop, 2024"에 대해 얘기한다.
그 시절 "We are the world."의 behind the scenes 에피소드를 엮은
다큐멘터리 영화인 것 같다.
https://youtu.be/MD3oU1gowu4?si=1IWgeEZeUm2Fx0QT
운동을 끝내고 유튜브를 통해 "We are the world." 영상을 찾아보는데,
마이클 잭슨 얼굴을 보니 왠지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뭉클해진다.
그 당시에 마이클 잭슨을 그렇게 좋아한 것도 아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아! 갱년기라 그런가? 주책맞게 왜 눈물이 나는 것일까...)
https://youtu.be/q2Bb0E_jI9Y?si=FDpkPeqJlE_G-DY
"We are the world."가 1985년에 나왔다니...
내가 중학교 3학년에 나온 노래이다.
그때는 그냥 전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들이
좋은 의미로 뭉쳐서 만들어 낸 의미 있는 노래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곡을 카페예예 사장님의 연주가 패스를 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토스를 하여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소환해 버린 것이다.
당대를 풍미했던
그 쟁쟁했던 가수들의 젊은 시절의 모습들을 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밀려왔다.
라이오넬 리치, 스티비 원더, 신디 로퍼, 밥 딜런,
빌리 조엘, 폴 사이먼, 티나 터너 등등.
그리고 그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너무 좋은 목소리를 가진 가수들이 참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영상을 보니 그 당시 내가 좋아했던
케니 로저스, 케니 로긴스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내가 다시 그 시절의 소녀가 된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케니"들을 좋아했구나 ^^;;)
영상에서 마이클 잭슨의 얼굴을 보고
울컥해진 이유가 뭘까?
마이클 잭슨은 중1 때 동네 한 아주머니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 당시의 나는 지금의 나와는 다르게
매우 활발하고 명랑하여 동네 아주머니들과 참 친하게(?) 지냈다.
오히려 우리 엄마가 동네 아주머니들과 모여서 놀거나
수다를 떨거나 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나는 동네 아주머니들 얘기도 잘 들어드리고
나의 학교 생활 얘기도 미주알고주알 잘 떠드는 편이라
동네 아주머니들과 너무 친하게(?) 지내다가 엄마에게 혼나기도 했다.
다시 마이클 잭슨 얘기로 돌아와서,
동네 한 아주머니 왈
"너 혹시 마이클 잭슨이라고 들어봤니?"
"아뇨? 누군데요?"
"요즘 미국에서 아주 유명한 가수야. 춤도 엄청 잘 춘다.
우리 집에 판(LP) 있는데 가서 들어 볼래?"
"네!!!"
그렇게 아주머니네 집, 안방으로 초대되어
그 유명하다는 미국의 마이클 잭슨 노래를 들었다.
웬 노래의 절반이 딸꾹질이다.
노래 제목은....
그렇다.
"Billie Jean"
그때의 나의 소감은 이러했다.
정말 충. 격. 적.이다.
그 당시 한국 가수들의 노래와 정말 많이 달랐으니까.
[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 (Michael Jackson and Lionel Richie at the 28th Annual Grammy Awards, Feb. 25,1986. Kevin Winter/The LIFE Picture Collection/Getty Images) ]
어찌 됐건,
마이클 잭슨 노래를 처음 들었던 그날,
동네 아주머니네 안방에서
아주머니는 아주 편하게 누워 계시고,
(이상하게 이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하긴 본인 안방이니 편하게 누워 있는 것이 당연^^)
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스타일의 노래에 충격을 받은 얼굴을 하고 있고,
그 집 무심한 두 아들들은 각기 제 방에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말로 하면 굉장히 핫한
(이것도 지금은 옛날 사람이나 쓰는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노래를 듣는 아주머니가
뭔가 세련되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었다.
생각해 보니
노래 하나에 그 시절의 나와 내 주변 사람들,
그리고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모두 소환되는 것을 보니
노래가 가진 힘이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글을 쓰다 보니,
아무래도 그 시절의 어린 내가 떠올라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이상하게 과거는 다 아름다운 수채화로 기억에 남는다.
돌아갈 수 없는 과거는 늘 아련하다.
"The greatest night in pop, 2024"에 대해
잘 정리해 놓은 글이 있어서 덧 붙인다.
https://blog.naver.com/movie_dream/223341395762
@ 사진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We_Are_the_World_%28album%29 (대문사진)
https://abcnews.go.com/Entertainment/world-30-years-recording-classic-song/story?id=28547921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