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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ca Kim Jul 20. 2020

외국에 나가면 한국인을 조심해!

원장부부의 만행

외국에서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들이 같은 한국인이라는 존재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곤 한다. 

우리의 마음은 한없이 약해져있으므로 쉽게 마음을 주고, 나쁜 목적으로 다가오는 이들에게 속아넘어가기 딱 좋은 상태다.

언어도 안되지, 아는 사람도 없지 그러니까 우리의 약점이 한 두개가 아니다.


호주에 갈 때 '한국인을 조심해'라는 소리를 귀가 아프게 들었다.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 호주에 오자마자 한국인 원장 부부의 만행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

호주에서 유치원 3곳을 운영한다는 것은 그들이 이미 부유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 것은 만족할 줄 모르고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영어를 잘 못하는 햇병아리 같이 순진한 학생들이 호주로 우르르 입국했다.

그들의 입장에선 돈이 제 발로 걸어들어온 셈이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터가 없었다.

그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우리는 시드니 외곽에 있는 시골마을에 방치됐다.

알고 봤더니 자신들 소유의 집인데, 노인들에게 장/단기로 렌트를 해주다가 최근 들어 렌트할 사람이 없어졌고 집이 비는 상태였다.


그렇게 우리는 반강제로 그곳에서 살게 되었고 저녁 포함해서  주마다 175불씩 내야만 했다.

시드니 시내에서도 그때 당시 비슷한 조건으로 110불이면 2인 1실을 구할 수 있었다. 저녁도 뭐 그냥 간단하게 밥과 메인메뉴 하나가 다였다. 그러면 사실 그들이 챙기는 몫은 상당히 많은 것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남는 것 없는 장사라며, 우리를 구원해 주는 것 마냥 생색을 내곤 했다.


우리는 무급으로 실습을 한 달간 했는데 보통 힘든 막노동, 뒤치다꺼리는 영어 못하는 한국 학생들의 몫이었다.

한 달 뒤, 실습이 끝나자 원장 유치원에서 일을 했던 친구들에게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계약을 연장하고 싶은 친구들은 그곳에서 일을 할 수 있었다.

대신 다른 호주 직원들과 다른 대우와 임금을 받는 조건으로.

같은 한국인이라고 더 챙겨줄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호주 최저시급은 2011년도 기준 15.51불이었다.

게다가 전문직종이고 우리는 자격증을 취득했으므로 더 높은 금액을 받을 권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 악덕 원장들은 시급 12불을 제안했다. 당연히 노동법 위반이므로 현금으로. 


한 당당한 여학생이 원장님에게 따져 물었다.

"원장님! 왜 최저임금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주시는 거죠? 그리고 같이 일하는호주 선생님들은 최저임금보다도 높은 금액을 받던데.. " 


원장님 왈,

"너 영어 잘해? 영어 잘하면 호주 사장 밑에서 최저임금 받고 일해~ 너네 영어수준으로는 12불도 많은 거야. 고마운 줄 알아야지"


갑질이란 게 이런 거다. 많이 가진 자가 없는 자에게 갑질을 해댄다. 거의 협박 수준으로.


하지만 자존심을 버린 지 오래된 순수한 영혼들은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계속 머무르기로 했다. 원장의 말이 맞았음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그들 밑에서 열심히 일을 해줬다. 


나는?

오기가 생겼다. '우리 모두가 이곳을 떠남과 동시에 영어는커녕, 더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는' 그들의 근거없는 편견을 깨버리고 싶었다.

당신들이 틀렸음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당신들 도움 하나 없이도 혼자서 일자리를 찾아 호주 사장 밑에서 일하며 그들 문화를 경험하고, 영어도 늘고, 여행도 하며 보란 듯이 잘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

.

.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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