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운명은 바람처럼 온다.
어디서, 어떻게,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소용돌이는 모든 것을 뒤흔들어 놓는다.
바람을 거스르는 것은 강력한 힘이 필요하지만,
내겐 그럴 힘이 없다.
그저 숨죽인 채 온몸으로 통과시킨다.
영혼이 없는 것은 바람을 맞지 않는다.
의지가 없는 것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저 바람이 되어 사라질 뿐
두렵고 고통스럽지만,
흔들리고 꺾이더라도
나는 바람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내 삶으로
끝내 여기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