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by 경완

슬픈 운명은 바람처럼 온다.

어디서, 어떻게,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소용돌이는 모든 것을 뒤흔들어 놓는다.


바람을 거스르는 것은 강력한 힘이 필요하지만,

내겐 그럴 힘이 없다.

그저 숨죽인 채 온몸으로 통과시킨다.


영혼이 없는 것은 바람을 맞지 않는다.

의지가 없는 것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저 바람이 되어 사라질 뿐


두렵고 고통스럽지만,

흔들리고 꺾이더라도

나는 바람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내 삶으로

끝내 여기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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