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가 잎들을 떨구어
앙상한 맨몸을 드러내는 것은
단지 겨울나기를 위한
준비만은 아닐 거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아
심술 난 겨울바람을
시리게 안아주고 싶어서일 거다.
차갑게 지나가는 바람결에
맨살을 부비고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춰준다.
쉬이 떠나는 바람결엔
연약한 잔가지로
아쉬운 듯 손짓하며
사라질 때까지 흔든다.
무심한 바람이
멋대로 불어대도
늘 그 자리에
두 팔 벌려 서 있다.
겨울나무는 그렇게
제게 온 바람과 하나 되어
차가운 맨살을
온기로 쓸어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