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대한 고찰

외로움의 뿌리

by 경완


나는 항상 내 외로움의 뿌리를 알지 못했다.

그냥 혼자가 편하고 사람에 대한 큰 기대도 없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나는 보통 사람과는 다른 예민함과 진지함을 가졌기 때문에 진정으로 공감해 줄 사람이 흔치 않을 거라 생각했다.

누군가 필요로 했지만 안 그런 척 살아온 것 같다.

외로움은 내가 선택한 것이니 외로울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의 교육을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깨달았다.


누구나 자신만의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 - 외로움은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다.

남다른 나의 예민함과 진지함은 틀린 것 아니라는 것 - 다르다는 것이 부적절한 것은 아니다.

누구나 이해와 공감을 받을 수 있다는 것 - 사람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구나 변할 수 있다는 것 - 인간은 성장하는 존재이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독서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나의 호기심과 즐거움을 위해 읽는다.

또한, 책 속에서 나는 이해와 공감을 얻는다.

작가나 글 속의 인물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다 보면 마치 내가 이해받고 공감받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인간이 각기 다르기도 하지만 공통된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인간은 서로 차이점과 공통점을 나눠 가진다.


책 속에서는 나와 전혀 다른 인물들도 작가의 해석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심지어 내 안에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기도 한다.


니체는 "우리가 어떤 대상으로부터 무엇을 얻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의해 촉발된 자기 안에 뭔가를 뽑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나는 책이라는 대상을 통해 내 안에 있던 또 다른 나를 깨운 것이다.

본래 갖고 있었지만 알지 못했던 자아를 말이다.

내 안에서 깨어난 새로운 자아들로 인해 나는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어느 순간 삶을 바라보는 관점도 확장되었다.

당장 내 눈앞에 보이는 것들에만 초점을 맞췄던 사고가 세상 전체로 향했다.

마치 헤르만 헤세가 말한 자신의 알의 세계를 깨고 나온 듯했다.

세상 모든 것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으며 크고 작은 논리와 법칙이 있다는 것,

그리고 때론 잔인한 운명이 우연처럼 찾아와 진리를 뒤흔들어 놓는다는 것,

하지만 진리는 곧 다시 나타나 세상의 톱니바퀴를 돌린다.

우리 모두는 같은 원안에서 돌고 돈다. 그게 우리네 삶인 것이다.



내 외로움의 뿌리는 '무지'에서 나온 것 같다.

'나와 인간과 삶에 대한 무지'이다.


"내 안에 무수히 새로운 자아들이 존재하고 그들은 내가 발견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같기도 하지만 다르다."

"삶은 진리의 바퀴를 돌고 돈다."




앎과 깨달음이 외로움을 모두 해소시켜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외로움의 이유를 깨닫고 그 형체를 알게 됨으로써 나는 해방감을 느낀다.

그리고 외로움을 적당히 놓아주는 방법 또한 안다.

외로움의 에너지를 다른 가치 있는 것에 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기로 했다.

내 글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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