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광기 어린 열정
광기와 열정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보편적으로는, 열정은 창조적인 행위이고 광기는 파괴적인 행위로 본다.
나는 둘을 구분해 내는 능력은 우리의 공감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래서 누구에겐 광기가 누구에겐 열정으로 보일 수 있다.
각자의 관점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또한, 나는 열정은 현실과 자신의 이상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고,
광기는 그 거리를 좁힐 능력이 좌절되어 오직 이상에만 집착함에서 나오는 것 같다.
고흐는 그림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러였다.
그림은 유일한 그의 소통 통로로써 자신의 가치와 꿈꾸는 이상을 표현하는 도구였다.
처음에는 그림을 향한 열정을 통해 많은 작품을 창조해 냈다.
그는 생전에 800여 편의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그의 후기 작품들이 더 각광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그의 이상 세계에 대한 갈망이 후기로 갈수록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는 더욱더 그를 이상에 집착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열정이 광기의 불꽃이 되어간 순간이었을 것이다.
비참한 현실이 아름다운 세상으로 표현될 수 있었던 이유도 그 광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상에 집착하면 할수록 현실과의 괴리로 더욱더 괴로웠고
결국 그의 불꽃같은 광기는 찬란하게 타오르고 꺼져버린다.
그의 광기와 같은 열정은 찬란한 이상 세계를 그리게 했지만,
동시에 그를 자기 파괴로 몰고 갔다.
그에겐 현실과 타협하고 자신과 타협하는 조절 능력이 없었다.
그리고 상당히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
초기에는 사랑이라는 긍정적인 감정도 있었으나,
그것 또한 계속 좌절되면서 점점 더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되었을 것이다.
그에겐 그림 외에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없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고 오랫동안 결핍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유일한 소통 통로였던 동생 테오도 결혼으로 인해 그와 조금씩 멀어졌다.
아마 그의 자살 요인 중 테오의 결혼으로 인한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림만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내는 것이자, 그의 존재를 지속하게 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그림에 대한 열정이 불꽃처럼 타오르며 재가 되어버리자,
그는 스스로 삶의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그림이 그의 열정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광기인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붓을 놓지 않고, 광기조차 창조로 승화하려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는 그의 안타까운 인생을 동정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그의 인생을 비극이라고만 말하고 싶지 않다.
그는 열정의 아이콘이자 꿈꾸는 자의 표상이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