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8시 요가를 다녀왔다.
조금 늦은 퇴근길, 내가 좋아하는 회사 동료의 대화에 붙잡힐 뻔했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를 위한 요가센터로 향했다.
“어딜 가요?”, “왜 이렇게 일찍 가요?”
그 낯 익은 질문들은 일을 더 시키려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은, 회사 동료들의 귀여운 붙잡음
그 유혹을 뒤로 하고 나는 나왔다.
평소였다면 휴게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저녁 먹고 갈까요?” 했겠지만
오늘만큼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내 시간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요가 타임이 사라질 테니까.
그렇게 경로를 살짝 이탈해 요가센터에 도착했다.
어제 사람이 많았던 영향인지
센터의 매트 배열이 조금 바뀌어 있었다.
전과 다른 방향이었지만
운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저 도착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스스로에게 칭찬을 건넸다.
요가를 꾸준히 오다 보니
센터에 도착하는 일이 난이도 최하의 행동 패턴처럼 느껴지는데,
그 사소한 행동 하나로도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동기부여가 되긴 한다.
준비해 온 옷으로 갈아입고 운동 준비.
평소라면 허겁지겁이었을 텐데
급행열차와 딱 맞아떨어져
2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전 타임 사람들과 함께 탈의실에서 복작이며 옷을 갈아입었다.
요가 인생에서 이렇게 여유로운 준비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나 싶다.
덕분에 “고관절이 풀리면 인생이 풀린다”던
스칼렛 쌤의 말을 떠올리며
스트레칭도 충분히 하고
매트 위에서 수업을 기다리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다.
음… 미리 준비하는 이 감각, 꽤 좋구먼 ^^
빈야사의 마지막 고비를 넘기고
매트에 누워 사바아사나에 들어갔다.
해냈다는 안도감과
오늘은 조금 더 깊게 호흡해보자는 다짐으로
잡생각을 지워보려 했다.
사바아사나는 너무 편해서
잠이 들어버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누우면 편안함보다
잡생각이 먼저 따라오는 편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호흡에만, 호흡에만 집중해보자고 마음먹었더니
조금 변화가 있었다.
이 자세는 흔히 “관 속에 누운 자세”라고 한다.
가장 편안한 상태로 호흡만 하라고 말하는데
나는 이 말이 나오면 문득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만약 지금이 진짜 ‘관 속’이라면,
나는 무엇을 후회하게 될까?
어제가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여기가 관이라면…
내가 후회할 일은 뭘까?
그리고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없어
다행이다 싶었는데
딱 두 개가 떠올랐다.
우리 가족을 더 많이 안아줄걸.
그리고… 엄마한테 전화해야겠다.
이 두 가지.
‘나 뭐야… 이렇게 감성적이야?
가족 사랑 엄청하는 사람이잖아…’
라는 생각과 함께
후회가 이 두 가지뿐이라 더 다행이었다.
그리고 까먹기 전에
센터를 나서는 길에 바로 실행했다.
깨끗한 마음으로 엄마에게 전화했다.
그리고는
깨끗하게 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