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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북 Apr 28. 2021

김사부가 우리에게 건낸 진심

<일의 감각>

감과 운 뿐이었다고? 니 눈에 그것만 보였다면 너도 별수 없단 뜻인데...
그게 무슨 뜻입니까?
답은 니가 찾아야지!


이미지 출처 : sbs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서우진은 수술을 집도했던 김사부의 방식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펠로우 2년차인 그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경험하며 교과서에 나온대로만 수술을 진행했었습니다.
김사부의 방식은 이제껏 자신에게선 본 적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화가 났던 건데요.
 
외과의사로 경력을 시작해 의사와 교육자로 일하고 있는 『일의 감각』 저자 로저 니본은 말합니다.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을 자르는 감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살아 있는 살의 미끄러움, 손가락 아래서 펄떡이는 장기의 느낌, 수술 도구가 제자리를 찾을 때 나는 소리, 큰 수술을 시작할 때 쿵쾅거리는 심장,
상황이 잘못되기 시작하면 위장이 아픈 느낌.
모두 책에는 나오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책에 나오지 않는 수많은 실전들을 현장에서 전문가들 곁에서 배우면서 익히게 됩니다.
한마디로 서우진은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반드시 지나가는 저니맨 단계 중 하나인
임기응변 배우기 과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죠.


사실 우리 주변에는 고수가 가득합니다. 숙련된 정비공이 차를 고쳐줄 때나 정확한 치수로 맞춤양복을 제작하는 양복장이 등 실제로 이들이 대단한 전문가라는 사실을 놓치기 쉽습니다.

저자는 고수는 보이지 않는 물고기와 같고 그들은 우리 주변 평범한 풍경 속에 숨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럼 고수들은 어떻게 자신의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을까요?
전문가가 되는 과정을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elliottkember.com/journeyman


첫째, 도제

이제 막 일을 배우기 시작하는 도제들은 네 가지의 과정을 겪게 됩니다.
일(1) 수감생활의 과정으로
사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이 시작 단계에서는 그저 반복적이고 지겨운 일을 하며 하찮은 업무들을 해치워야 합니다. 때론 왜 하는지 모르는 일도 해야 합니다.
 
이(2) 감각 사용하기의 과정으로
수감생활을 지나치면 도제는 일을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손과 몸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사고하며 일을 하게 됩니다.
 
삼(3) 공간과 타인의 과정으로 우리가 일을 하며 쓰는 도구들을 체계적으로 사용하고 배치하는 법을 익힙니다. 함께 일을 하는 동료와 고객을 인지하며 일을 익히는 과정에서 타인의 개인적 공간에 들어가는 법을 배웁니다.
 
사(4) 실수 바로잡기 과정을 배우며 도제 단계에서 떠날 준비를 합니다.
도제 단계의 사람들은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중요하지 않은 업무를 맡으면서 일을 시작합니다. 잘못을 저지르면 바로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기에 다음 단계에서 변화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esub.com/blog/what-is-a-journeyman-electrician-and-how-to-become-one/


둘째, 저니맨
이제 길고 길었던 도제의 시간이 지나고 독립적인 전문가로 경력을 시작하는 단계로 진입하게 됩니다
저니맨이 되었을 때 이들은 자신의 작업과 작업이 수용되는 방식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실수도 스스로 대처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저니맨 단계에 돌입하게 되면 크게 세 가지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일(1), ‘자기 자신 말고’의 과정
이 단계에서는 더 이상 ‘자기 자신’에게서 관심을 거둬야 합니다. 전문가는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일을 해야 합니다.
 
이(2) 목소리 키우기의 과정
전문가들은 회사의 소모품처럼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선보이는 퍼포머임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전문적인 일을 하는 창조자임을 인지하고 있어 자신만의 개성을 녹여내기 때문에 이들의 일의 결과물은 남들과 다릅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믿음입니다.
 
삼(3) 임기응변 배우기 과정
저니맨은 일의 성공과 실패에 책임을 지면서도 돌발 상황에도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이들이 발견하지 못한 뜻밖의 통찰로 가장 창조적인 결과물을 탄생시킵니다. 임기응변을 발휘할 때 비로써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battlefront.fandom.com/wiki/Yoda


마지막, 고수
고수가 된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를 시도합니다.
 
일(1) 방향 바꾸기
고수는 자신의 분야를 재구성해 새롭게 이끕니다. 우리가 어떤 분야를 떠올릴 때면 생각나는 얼굴들이 바로 자신의 분야에서 새롭게 이끄는 일을 한 사람들입니다.
 
이(2) 전수하기
마지막으로 전수하기에서 고수는 자신의 전문성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들이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이들이 알고 있는 지식 중 중요한 핵심들을 골라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명확히 규정합니다.
 
이 세 단계는 일을 하는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유용한 지표입니다. 전문가가 되는 과정은 단지 기술적인 변화가 아닌 정체성 변화도 함께 일어납니다.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를 인지하지 못하고 돌아서거나 주저 앉게 됩니다.  




『일의 감각』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인생의 지혜를 전수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도착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안다면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몇 개월 만에 포기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입니다.

책에서는 전문가가 된 사람들의 경험을 모으고, 그들의 공통된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익혀야 했던 기술, 보고 일하는 법을 배운 방식에도 공통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장인이 되어가면서 얻은 사고방식의 변화와 자의식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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