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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개천국이다 / 권선애

by 권선애

호기심은 개천국이다


권선애



목줄이 짧은 개와 엄마는 친할까요

내 버킷 리스트 중 가출은 1순위인데

기회를 꽉 잡고 있어 뛰어갈 수 없어요


말없이 잡은 손은 사이좋은 송곳일까요

따끔거리는 이유를 뒤늦게 알았지만

맘대로 놓아준다고 착각하진 않아요


감추고 돌아서면 개 끈이 풀릴까요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심장을 엿볼 때는

호기심 들키지 않게 재빠르게 닫아요


뭐든지 상상하면 양심에 찔릴까요

밤늦도록 책가방을 지우개로 지우면

가능성 백지상태라 우리 엄마 좋겠어요



ㅡ《좋은시조》2025년 봄호

ㅡㅡㅡㅡ

ㅡ2013년 《포엠포엠》 시 등단, 2021년 《중앙일보》 중앙신춘시조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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