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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자꿈쟁이 Dec 30. 2024

시누이에게 받은 시집 선물

한정원작가의 시와 산책

시어머니 생신이라 가족들이 모여서 얘기를 하다보니 작은 시누이가 저의 블로그 생활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나는 아이들과 남편 외에는 나의 블로그 활동을 꽁공 비밀로 했던 편이라

가족 모임에서 작은 시누이가 하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우연히 세바시 이야기 편 글을 읽다 보니 오빠랑 비슷한 모습이 보이고 해서 찾아들어 가다보니 올케

언니였다는 얘기였습니다. 나쁜짓 하고는 세상 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며 본의 아니게 블로그 생활을

오픈하게 되었지요.


작은 시누는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해서 뒤늦게 방통대 국문과에 편입하였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블로그를

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어요.  이미 브런치 작가 활동도 하고 있다고 하니 남다른 열정이

느껴집니다. 저는 브런치 작가 합격의 기쁨에 들뜬날을 며칠 보내고, 그동안 발만 담가둔 채 도통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역시 열정이 나보다는 뜨거운 시누였습니다.


언니 주려고 사왔어요 라며 한정원 작가님의 시와 산책이라는 책을 선물로 건네주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 선물이 무척 고맙고 감사하다는 것을 알기에 기쁜 마음으로 읽던 책을 제쳐두고

책을 읽어 보게 되었지요.


작가 한정원님님의 약력은 다음과 같았다

태어나 성장하고 일하며 대략 열개의 도시를 거쳤다. 사람과 공간을 여의는 것이 이력이 됐다

대학에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단편영화를 세 편 연출했고, 여러편에서 연기를 했다.

구석의 무명인들에게 관심이 많다. 수도자로 살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했고, 지금은 나이든 고양이와 조용히

살고 있다. 읽고 걷는 나날을 모아 "시와 산책"을 썼다. 책을 덮고 나면, 아름다운 시들만이 발자국처럼

남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나를 뺀 이야기를 계속 써나가고 싶다.


목차에서 주는 제목들을 하나씩 보다보면 마음에 달그락 달그락 와닿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시와 산책의 경험을 통하여 독자가 자연 속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시적으로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일상적인 풍경을 통해 특별한 순간을 포착하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줍니다.


작가님의 글에는 깊은 자기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작가의 시선은 우리에게 자연의 순리와 삶의 리듬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넌지시 던져 줍니다.


"나는 사람들의 행복 타령이 지겨워, '행복이라는 낱말을 사전에서 삭제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뜻을

바꾸던지. [행복: 음식이 소화되지 않아서 배에 가스가 차는 것을 뜻함] 하지만 얄팍하게 사용하는 것이

문제이지, 낱말 자체는 결백 하다는 것을 안다.


행복은 그렇게 빤하고 획일적이지 않다. 눈에 보인지 않고, 설명하기도 어려우며 저마다 손금처럼 달라야 

한다. 행복을 말하는 것은 서로에게 손바닥을 보여주는 일처럼 은밀해야 한다"


행복이 음식이 소화되지 않아서 배에 가스가 차는 뜻으로 바꾸고 싶다는 문장에서 웃음이 났습니다.

행복이 이런 뜻이라면 전 아마 행복이 차고 넘쳐서 큰일을 냈을 사람이 되었을 테니까요.


행복의 기준이 획일화 되어가는 세상에서 작가님은 행복은 저마다 손금처럼 달라야 한다고 개인마다의

행복의 정의가 다를 수 있음을 상기시켜 줍니다.

문장을 통하여 작가님은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다른 행복을 찾아갈 것을 권유해주고 있습니다.


퇴사 후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나도 모르게 경제적 자립이 이루어진 친구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고 행복하지

않다는 터무니 없는 생각에 빠져 우울한 시간도 보냈습니다.


아주 작은 것에 감동하는 것이 좋았다는 예전 저의 모습은 어느 새 사라지고 행복의 기준을 현실적인 잣대로

엄하게 재어보니 제게는 행복이 아주 많이 부족해 보였던 것이었습니다.

한정원님의  시와 산책을 읽고 난 저는 자연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시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말하는 것과 침묵하는 것 사이의 균형에 대해서도 고민을 합니다. 우리에게 언어의 힘과 동시에 

침묵의 힘에 대해서도 가만히 귀 기울여 보라고 기회를 줍니다.

일상에서 누리는 스쳐 지나가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구석에 있는 사람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그들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얘기해 줍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의 마지막 주에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꼭 필요한 뒤돌아봄을 안내해주는 

한정원작가님의 시와 산책은 제게 마음 쓰임의 중요함을 뒤돌아 보게 되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말이 주는 힘보다 글이 주는 힘으로 마음을 씻어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모두의 마음을  각자의 방법으로 깨끗하게 씻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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