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디까지 즐겼니?
요맘때 제주 바다는 불야성을 이룹니다.
제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여름철 별미, 빛을 좋아하는 습성을 이용한 한치와 갈치잡이 배들 때문인데 멀리 떠있는 배는 갈치잡이, 가까이 떠 있는 배는 한치잡이 배라는군요.
육지 가까이 배들이 떠있다면 한치가 그만큼 잘 잡히는 거겠죠?
포구 근처를 한치배들이 눈부시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때가 때이니 낚시 좀 한다는 분은 물때 맞춰 포구로 향합니다.
낚아서 즐겁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즐거운 한치낚시를 하기 위함인데요, 낚시 좋아하시는 장인어른도 이 대열에 빠질 수 없죠.
휴일 느지막이 호출받아 찾은 방파제 앞은 조사들과 저희와 같은 구경꾼,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만 십수년을 낚시해온 장인 어르신의 포인트는 등대 옆. 하지만 이미 다른 분이 차지하고 있어서 방파제 한쪽서 낚싯줄을 드리우셨는데, 그 날 그 자리가 포인트였을줄 누가 알았을까요.
사진 찍는 중에도 연신 올라오는 한치들의 행렬, 아버님은 잡아서 흐뭇하시고 이걸 바라보는 자식들은 먹을 생각에 흐뭇합니다.
차도 없던 제주살이 초창기, 우리 부부만을 위한 차가 생기면 간이의자랑 식탁이랑 버너랑 코펠이랑 챙기고 다녔다 언제든 바다와 자연을 즐기자 했는데 오늘 빛을 발합니다.
방금 전까지 바다에서 놀던 한치를 썰어 초장에 찍어 먹는 맛, 기가 막힙니다.
이날 조과를 보니 어림잡아 서른 마리는 넘게 잡음직 합니다.
이중 몇 마리를 받아 통째로 라면에 끓여 먹는 맛, 크하 정말 별미입니다.
제주에 여름바다를 느끼러 오셨다고요?
근처 낚시점에서 저렴한 낚싯대 하나 구입하셔서 밤바다에 드리워 보세요.
잡히면 즐겁고 설사 안 잡히더라도 행복한 낭만, 오랜 추억으로 남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