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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씽 Aug 26. 2015

태풍이 떠난 제주 하늘

출근길 풍경 스케치

서울살이 시절 출퇴근 시간은 1시간 반.  뭔가를 보거나 듣지 않으면 지루함을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었습니다. 

결혼 후 저는 오히려 가까워졌지만 와이프의 새 직장까지 가는데 무려 2시간 반. 

하루 5시간을 길에서 허비하며 지쳐하는걸 안쓰러워할 즈음 제주살이를 시작했습니다. 


1년 여간의 자발적 백수를 마치고 지금 회사로 첫 출근하던 길에서 느꼈던 흥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만약 제주에 살게 된다면 저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꿈꾸던 그곳에 들어가 일을하게 됐으니 말이죠. 


하지만 저희 집은 이효리 씨 덕분에 유명해진 애월 초입, 서쪽에서 비치빛 바다로 아름다운 함덕해수욕장 옆 북촌에 위치한 사무실까지 차로 1시간여 거리입니다. 와이프 직장은 그 중간에 있는 화북인지라 함께 출퇴근할 수 있으니 큰 불만은 없지만 10분만 넘어가면 '장거리'로 취급하는 제주에서 만만찮은 거리를 이동하고 있는 거죠. 


집에서 바라본 바깥풍경. 신구간을 놓쳐 가격에 맞는 집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다 어렵사리 얻은 집이 이런 행복을 선사해주다니!

아주가끔 가까운 곳으로 이사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엄청나게 오른 집값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하고 나름 바다와 하늘 풍경을 볼 수 있는 곳, 비경을 간직한 무수천 옆 지금의 집을 포기하기엔 아깝더군요. 그래서 즐기기로 했습니다. 시내로 관통하는 빠른 길을 버리고 조금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고 나니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 됐습니다. 


조석으로 드라이브를 하며 계절 변하는걸 물씬 느낄 수도 있고,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게 된 거죠. 


가을을 재촉하는듯한 하늘빛, 오늘은 눈으로만 담고 출근하기엔 너무 아까워 카메라를 들고 기록을 남겨봤어요. 퇴근길에는 인근 바다에 들러 저녁 반찬용 물고기나 잡아볼랍니다. 


검은모래로 유명한 삼양해수욕장
조천연대 건너편 풍경
조천연대서 바라본 한라산과 오름들
조천 해안도로
관곶
관곶
신흥리 방사탑
함덕 서우봉
함덕 서우봉해수욕장

어떠신가요.

이만하면 제주살이 괜찮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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