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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 봉작가 Mar 24. 2023

출판 미팅 하러 홍대에 가다.

얼마 전 서울의 홍대를 다녀왔다. 

대형 출판사 사장님과 실무팀과 출간 미팅을 위해서다. 


알려진 출간의 절차는

저자가 어느 정도 완성된 초안을 토대로 

출판사에 제안서를 제출하면, 

검토 후에 계약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난 초안도 없는 상태에서 

작성한 단 2장의 제안서를 통해

사장님과 출간 계약 관련 미팅을 가지게 되었다.


"출판사에 공식 제출한 제안서의 대략 내용은 이렇다.

 

"난 이러이러한 사람이다. 당신의 출판사에 항상 호감을 가졌고, 

 나의 첫 출간을 당신 회사와 함께 하고 싶다. 

 나는 000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000한 내용을 제안한다.  

 혹시라도 관심이 있으면 꼭 연락 부탁한다." 


월요일 오전, 출판사 홈페이지 공식 제안 채널을 통해 투고했다. 

그 출판사를 선택한 이유는  

국내의 전문서적에 유통 네트워크가 막강한 출판사이기 때문이다.  

첫 전문서적 출간은 영향력있는 이 출판사와 함께 하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인터넷 접수 후, 통상 14일 정도가 검토기간이 소요되며

담당자가 연락드리겠다는, 자동 메시지가 왔다. 

그렇게 잘 되면 좋고, 안 되면 어쩔 수 없고란 마음으로 

생애처음으로 출판사 문을 두드렸다.  


그런데 화요일 저녁쯤 모르는 번호의 전화 한 통이 왔다. 

중후한 남성 목소리다. 


"000 선생님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실례지만 누구시죠?"


"000 출판사 사장 000입니다." 

"네....!!!"


주신 제안서를 보았는데, 

궁금하기도 하고, 000 선생님의 말씀을 좀 듣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갑작스러운 전화에, 

난 저녁 수업이 있으니, 마치고 2시간 뒤에 연락드려도 

되겠냐고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이건 뭐지?, 순간 당황했다."

"내가 당황한 건, 실무자가 아닌 사장님이 직접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2시간 뒤, 마음을 가다듬고,

약간은 긴장된 목소리로 차근차근 통화를 했다. 


나의 의도를 다 듣고 사장님은 말했다. 


좀 팔릴 것 같습니까?

 

나는 대답은"팔리도록 해야겠지요."


"사실, 난 잘 팔 자신이 있다."

"15년째, 상담과 재활이란 무형의 지식상품을 팔아온 나이며, 

"몇 년째부터는 초보농부지만 

 체리를 직접생산하고 직거래로 제값 받고 팔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물을 만들기도 전에, 내 머릿속에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강제성 있게 일을 시작하기 위해, 초안 없는 제안서를 제안한 것이다."


"나는 물었다. 보통 이렇게 사장님이 직접 제안자에게 전화를 거시는지?"

"사장님은 말했다. 보통의 경우, 


이런 주제는 실무자 선에서 커트당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장이 직접 제안자의 의견을 들어볼 가치가 있다 판단되어 

전화를 한 거다."  


좋은 글도 중요하지만, 그걸 만들려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중요하다고...

그걸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2장의 제안서로 내용이 너무 부족하고,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했다. 


"준비하는 데로 메일로 보내겠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심장이 꿍꽝꿍꽝, 갑자기 일이 커지고 다가온 느낌"


"이제는 출판사 문은 열렸고,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이다. 


독자를 설득하기에 앞서, 

한 명의 출판사 사장님도 설득하지 못한다면....

이건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다.  


선수는 선수를 안다. 일부만 봐도 다 안다.  


출판사는 기업이다. 

냉혹한 출판업계에서 가장 좋은 책이란 

팔리는 책이다. 그리고 출간물을 잘 팔 수 있는 작가다. 


며칠을 고민 끝에, 

내가 고안한 설득과 설명의 방법은 


1년 동안 대학생을 상대로 강의를 했듯


PPT를 통해, 30분짜리 강의식 프레젠테이션 

동영상으로 제작한 것이다. 


나의 음성, 강의내용, 판매방향 등

프레젠테이션을 동영상 강의를 만들어 보냈다. 

그리고 거부하지 못할 제안을 했다. 


첫 통화 후 딱 10일 뒤, 

동영상 파일을 사장님 메일로 보냈다. 


사장님의 메일 확인은 저녁 늦게야 이루어졌다.


출판의 베테랑들이니 

기대에 못 미치는 내용에 대수롭다며 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정오까지 아무런 답이 없었다. 


"아 ~ 너무 허접했나!"


기다림에 오후 3시경 출판사 사장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자세한 설명에 감사하고,  충분히 이해했다고"

만나고 싶다고, 한번 서울로 와서 직접 얼굴을 보자고 했다.


"난 가겠다 했고,  출간회의 미팅 날짜를 잡았다."


그렇게 약 한 달 뒤에 출간미팅을 위해 홍대를 갔고,

사장님과 팀원들과 구체적 내용을 장시간 미팅을 했고, 

10%의 인세에, 적극적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다.


몇 년 만에 나는 홍대에 다녀왔고, 

스스로를 물러설 수 없게 만들어  

2023년 새로운 도전을 시작 하게 되었다. 

 

By 브런치 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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