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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 봉작가 Jul 28. 2021

자폐스펙트럼 아동에게 그룹놀이를 제안하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현장에서 

많이 만나는 아동기 문제이다. 

예전에 자폐라는 명칭에서 최근 자폐스펙트럼이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프리즘에 비친 스펙트럼처럼, 아이들은 폭넓은 능력과 모습을 보인다.

그래 쉽게 단정짓고 판단하면 안된다.  


아마 현장에 있는 선생님과 그 부모님들도 이 아동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많은 고민들이 있을 것이다. 


많은 서적과 자료에서는 장애의 특징에 기술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떤 놀이를 하면 좋을지에 대한

정보는 항상 부족하다. 


이 업의 종사자로서 

아이가 변화면 매우 즐겁고 보람되지만, 

아이가 변화가 없으면 매우 심적으로 고되다.  

 

그러나 그 고민 속에 세월이 지나며 조금씩 방향을 잡고 있다. 

오늘은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혹시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선생님들 그리고 부모들에게 자폐스펙트럼 아동의 접근방법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스스로 몸소 느끼고, 실시한 방법임을 말한다. 


내가 추천하는 건, 아이들이 함께 하는 그룹 놀이이다. 

보통의 경우, 발달재활 수업의 경우, 작은 교실에서 아동과 교사의 일대일이 수업이 주를 이룬다.  

가장 효율적인 것은 개별수업과 그룹놀이의 병행이다.   

 

그룹수업의 구성은 교사는 2명이 한 조를 이룬다. 

교사 2명당 아동 4~6명이 딱 좋다.  

교사 한 명이 한 달 단위로, 번갈아 가며 주교사가 되어, 다른 교사는 보조교사 역할을 한다.  

전공은 언어재활사, 미술재활사 또는 놀이재활사 등 협업이면 더 좋다.  

왜냐면 교사들 각자의 전공에 따른 관점과 접근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달 아이들은 다른 스타일의 놀이를 경험할 수 있다. 


그럼, 그룹 구성한다고만 아이들이 잘 따라올까?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자기 위주의 놀이를 하고, 규칙 지키기도 안되고,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면 울며, 떼를 쓰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자폐스펙트럼 아이들 역시 다른 아이와 함께하는 노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며

점점 아이는 혼자 수업할 때에 보지 못했던 다른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아이는, 다른 아이의 올바른 행동을 보며 적응해 나간다. 

시간이 흐르며, 다른 아이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며, 

아이는 무리 속에서 자신의 행동을 조금씩 스스로 조절해 나간다.  



그럼 무슨 활동을 할까?


일단, 

교사는 공간, 시간, 대상의 한계의 범위를 스스로 넘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의 전환과 유연함을 위해서는 

경험과 공부가 필요하다.  

너무 한쪽으로 깊게만 들어가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 

교사는 넓고 깊은 바다와 같은 시야와 가슴이 필요하다. 


어떤 공간도 수업공간이 될 수 있고, 실내도 될 수 있고, 밖도 될 수 있다.

코로나 시대, 숲은 좋은 교실이 된다. 

나무와 나무사이 수화물 낙하 방지용 차량용 그물을 단다. 

그물은 숲속 어드벤쳐 네트 놀이터가 된다. 

 

어떤 시간도 수업시간이 될 수 있다. 

한 번은 어두운 저녁 야광 물감 놀이를 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쓰러진다. 장난감 불꽃놀이도 한다. 어두운 밤이 주는 신선한 경험이다. 


계절의 변화의 경험도 놀이가 된다. 

봄에 파릇파릇 올라오는 들꽃으로 수업을 할 수도 있고

여름이면 뜨거운 햇살 아래 물이라는 주제로 물총놀이, 호스로 물 쏘기, 물풍선 던지기 등을 할 수 있다.   

가을이면 노랗고 빨갛게 물는 낙엽들을 가지고 미술놀이도 할 수 있다. 


가끔은 단풍나무를 흔들어 흩날리는 낙엽 눈을 맞아 볼 수도 있다.  

추운 겨울이면 얼음판에서 썰매 타기 활동, 눈싸움도 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새로운 놀이이고 경험이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자기가 아는 것에 집착하고, 쉽게 다른 사람 말을 듣지 않고,  

고집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스스로 알아야 하고, 교사의 뇌는 말랑말랑해야 한다. 

교사들의 경우, 전공에 따라 특색과 장점이 있다. 

국내에 언어재활, 미술재활, 놀이재활, 감각통합, ABA 등 각 학문의 

고유의 특징과 관점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학문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건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조금씩 배워가며, 더 조심스러움이 생기며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과 생각에 많은 변화가 생긴다. 


그룹 놀이에 앞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이다.

부모와 교사가 신뢰해야 하고, 아이와 교사가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

자폐스펙트럼은 장기전이다.  

우리 아이, 부모, 교사 모두는  아이의 발달이라는 

하나 된 공동의 목표 향한 오랜 여정의 동반자이다.

 

수업 후에는 부모들과 수업 후기와 수업 중의 장면을 사진을 통해 보며 주며 

이야기하는 오늘의 놀이의 의미와 아동 행동에 

대한 이야기 시간을 가진다. 시간은 15~20분 정도가 딱 좋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아이의 특징과 이 활동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과정이다. 왜냐면 이런 과정을 통해 부모도 변화고, 그 변화가 아이에 영향을 미친다.  


부모들 사이의 관계도 중요하다. 

잘 이루어지는 소규모 그룹은 부모들 간의 관계가 좋고 배려심이 있다.  

이 배려심은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자폐스펙트럼은 한 번에 좋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돌아보면 달팽이 걸음처럼 

조금씩 변해가는 아이를 보게 될 것이다. 


서두르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 그게 중요하다.  


부족한 내용이지만 

세상의 자폐스펙트럼 가족과 아이 그리고 선생님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몇 자 적어 보았다.  


자폐스펙트럼 장애, 쉽지는 않지만,

물방울 하나가 계속 떨어지면, 바위에 구멍을 뚫듯이

지속적이고 꾸준한 즐거운 자극은 아이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성장시킨다. 


어른이 할 수 있는 건, 단지 그 판을 깔아주고 지지해 주는 것이다. 


By 브런치 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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