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가 두렵다는 X세대의 핑계
10년 차 이상 시니어들이 노하우를 나눠주지 않는 회사.
내가 다니는 회사의 가장 큰 단점이다. 세상에 그냥 던져진 주니어들은 무작정 부딪히며 앞선 사람이 미리 알려줬다면 굳이 다치지 않아도 됐을 상처를 입으며 달려간다. 앞선 사람의 지혜에 젊은 사람의 열정이 더해지는 게 아니라, 앞선 사람이 그 지혜를 얻기 위해 한 노력과 시간을 반복한다.
회사가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시니어들은 주니어에게 조언하기 '무섭다'라고 변명한다. 갑질방지법 전후로 출간된 '90년대생이 온다'가 세상에 나온 직후 입사한 나와 내 동기들은 이 책이 정의한 90년대생의 이미지에 갇혔다.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세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그들은 신입들과의 거리를 뒀다.
선배가 조금이라도 지적하면 참치 않고 윗선에 고발하며,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복치라서 쉽게 퇴사할 것이란 편견. 심지어 그 편견을 깨기 위해 더 기성세대처럼 꼰대화 된 90년 대생들마저 Z세대에 대한 편견을 읊는 실정이다.
회사에 소속된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공유 및 전수해주지 않는 건 연봉 값 제대로 못하는 '짓'이다 SNL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선배들을 신경 쓰지 않고 귀에 아이폰을 꽂으며 일한다는 MZ 세대를 둘러싼 루머는 실체 없는 환상이다. 그런 인간이 종종 어느 세대든 있을 뿐이다.
오히려 MZ세대야 말로 배움과 성장에 대한 갈증이 가장 큰 세대다. 지금의 MZ들은 회사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퇴근한 뒤 자기 계발을 추가로 하는 세대다. 회사에서 더 빨리 배워서 더 빨리 승진하겠다며 야근도 기꺼이 했던 과거 세대와는 차이가 있다. 회사생활에서 갈증을 느끼는 젊은 세대들은 투잡, 쓰리잡까지 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