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因緣)

지나간 인연에게 안녕을, 다가올 인연에게 인사를

by 셀라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선들이 있고 우연히 연결된 선들은 무명을 유명으로 만들어준다. 마음에 드는 것을 루틴 속에 쏙쏙 넣는 고양이처럼, 스쳐 지나가는 행인 1에 불과한 사람을 내 일상에 들인다. 눈을 맞추고 온기를 나누며 서로의 존재를 다시금 확인하는 과정 속에서 인연이 탄생한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우주가 맺어준 인연의 실은 한순간 끊어지고, 그 자리에는 차가운 공기만이 맴돈다. 내가 사랑했던 건 그 사람이었을까, 그 사람과 나누었던 시간들이었을까.


2025년 한 해를 돌아보며 내가 놓았던 관계와 놓아졌던 관계들을 뒤짚어본다. 성급해서 더 서툴렀던 동기와의 관계, 과거에 머문 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친구, 얼굴과 연락처만 알 뿐 그 외 정보는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친구라고 부르기 애매한 관계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하는 자그마한 후회가 남는다. 하지만 알고 있다. 다시 돌아가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하리라는 것을 너무 잘 안다. 아쉽지만 이제는 놓아줘야한다.

한 사람을 놓으면 새로운 사람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내년 봄에는 푸르른 새싹과 함께 새 인연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2026년은 병오년이라고 한다. 필자는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타로를 보러 갈 예정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이왕 보는 거 좋은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더 깊어진다거나,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는 친구에게 봄이 찾아온다거나, 두꺼운 철장 안에 갇힌 이들에게 참회의 기회를 준다거나,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용기를 얻는다거나…

세상에 수많은 기적이 눈처럼 하얗게 내려 한 사람의 일상 위에 포근히 쌓이기를, 나아가 이 지구별을 조금 덜 차갑게 만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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