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오기 전엔 현관문을 열면 바로 신발장
그리고 그 앞 거실에서
내 강아지들이 늘 자고 있었다.
내가 가면 늘 반겨줘서 그땐 몰랐었다.
청력을 잃어가고 있는걸..
이사 온 후 현관에서 거실이 멀어지며
알게 되었다.
한 녀석이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걸...
또 다른 녀석의 인기척을 보며
따라 나오며 반기는 것이었음을...
너무 늦게 눈치챈 미안함과
빨리 알아챘으면 뭔가를 해줄 수 있었을까
후회도 있었지만
노견의 청력 상실은
사실상 내가 뭔가 해줄 수 없는 것임을 안다.
가끔은 귀가 들리지 않기에
제어가 어려울 때도 있지만
들렸어도 아마 못 들은 척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귀가 들리지 않아도
난 늘 그랬던 것처럼 말을 건다.
"기다려, 저리로 가자, 사랑해,
맘마 먹을까, 산책이 가자"
분명, 들리지 않게 되었음에도
알아채는 게 얼마나 신기한지
가끔은 못 듣는 척하고 있는 게
아닐까도 싶지만
이게 오랜 시간을 함께함에서 나온
일상인 것을 나도 알고 있다.
청력을 잃은 후
깊게 자는 일이 많아진 녀석
집에 오면 인기척을 못 느끼고 잘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는 놀라지 않게
부드럽게 머리나 가슴을 쓰다듬어주면 눈을 뜬다.
너의 세상은 얼마나 고요할까?
그래도 난 너에게 지금처럼 계속 말을 걸 거야.
언제나 그래왔듯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