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인생

by 또록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팔팔했었는데,

이제는 명절에 집에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어찌나 피곤한지, 구내염이 생겼다.



이런 건 또 처음이라 왠지 설레기도 했다.

아팠지만, 이건 내가 알보칠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



<악명 높은 알보칠>



짜릿하고 강력하지만 효과는 확실하다는 알보칠.

얼마나 내게 강렬한 첫 경험일까 싶었는데

내가 둔한 건지, 너무 큰 두려움이었던 건지

생각보다 부드러운 맛에 허무하게 끝났다.



알보칠 붓터치 한 번으로 끝난 구내염.

처음은 늘 이렇게 막연하게도 두렵기도 하다.

뭐 물론, 요즘 알보칠이 많이 순해졌다곤 하지만.



금요일 저녁을 이렇게 끝낼 수 없어,

동네 붕어빵집이 열었다는 말에 빠른 걸음으로 나섰다.

곧 문이 닫으면 어쩌지 라는 이 불안감.

7시, 8시, 9시… 정각이 가까워질수록 괜히 더 불안해진다.



<핑크빛도 감도는 저녁의 하늘>



내 조바심과는 달리 하늘은 너무 예뻤다.

다시 차오르는 초승달.


치즈붕어빵의 첫 경험은 재료소진으로 실패했지만

꼬리까지 꽉 찬 붕어빵이 단 돈 오백원이라니.



<야미, 야미 두 번 베어무니 꼬리만 남았다>



추운 길거리에서 먹는

바삭하고 따뜻한 붕어빵.


달달한 팥까지,

이 정도면 갓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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