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부산한 녀석들.
거실에 나가 들어오지 않는 첫찌가 궁금해
조용히 나가보니,
신나게 화분의 식물 잎을 먹다가 들켰다.
잘못한 건 아는지
꼬리를 말고,
귀까지 접고
살금살금 침대로 다시 올라간다.
혼내기엔 너무 이른 새벽.
다섯시 사십오분.
밥을 적게 줬나.
저 식물에 독성은 없을까.
식물을 너무 바닥과 가까이 둔 건 아닐까.
걱정과 자책만 남는다.
낮엔 해가 좋아 산책을 나갔다.
이름을 바꿔 다행인 봄까치꽃과
지난번보다 더 커진 목련의 꽃봉오리.
강아지와 천천히 사는 삶을 살다 보니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 된다.
가장 큰 변화는 계절이 바뀌는 것을
남들보다 더 빠르게 알게 된다는 점.
봄이 오면 늘 생각한다.
우리에게 몇 번의 봄이 더 남아 있을까.
질병이 있는 노견과 산다는 건
가끔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동반한다.
산책 후, 미뤘던 목욕.
첫찌는 다리에 힘을 주고 버텼지만
내 손에 잡혀 개운하게 씻고 나온다.
둘찌는 슬슬 더워질 날씨가 걱정돼
미리 셀프미용을 시켰다.
나이도 많은데 심장병까지 있으니
빵떡이처럼 되어도,
쥐 파먹은 꼴이 되어도
늘 내가 전용 미용사가 되어준다.
어릴 땐 미용 시간을 제법 잘 참더니,
나이가 드니 참을성이 사라지는 건지
몸부림을 치며, 탈출만을 꿈꾸는 둘찌.
에휴.
나는 예쁘게 해주고 싶었는데
네가 안 한 거야!
라며 미용 중단.
그래도 패완얼이라고
털빨이 없어도
예쁜 얼굴로 모든 걸 소화하는 둘찌다.
지금도 졸린 눈으로 방석에 누워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녀석들.
내가 좋아서라기 보단
내가 주는 간식이 좋아서겠지만,
오늘은 저 눈빛에 결코 질 순 없다.
이미 오늘
5전 0승 5패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