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났더니
오랜만에 활성화된 단톡방 하나.
뉴욕에 사는 친구가 눈 영상을 보냈다.
폭설로 차량 통제까지 됐다는 소식.
다른 친구도 한국에도 눈이 온다고 했다.
다른 곳은 눈 때문에 난리인데
내가 있는 곳은 구름만 잔뜩.
일 년 내내 눈을 볼 수 없는 곳에 사는 나는
어느새 눈 결핍이 된 사람처럼
그 소식이 마냥 부러웠다.
마치 일곱 살이 된 것처럼.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데 봄비가 내렸다.
그래, 눈 대신 비라도 맞아보자 하고
빗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런데 이상하게 젖지 않는 머리와 옷.
자세히 보니 튕겨져 나가는 얼음 조각들.
눈도 아니고, 봄비도 아닌 우박이라니.
그래, 이것도 뭐 귀하다 싶어
옷 위에 몇 개 모아 본다.
어릴 때부터 우박은 귀여웠다.
동글동글하고 투명한 것이
도시락 김 안에 들어있던 방부제 같았다.
우박 본 김에
점심은 김과 밥.
괜히 방부제도 뜯어
우박의 여운을 더 느껴본다.
역시... 둘이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