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 내가 친구를 사귀는 방법

by 또록



숏폼에서 친구를 만드는 꼬마 영상을 봤다.

같이 놀고 싶다고 말하고,

좋다는 대답을 듣자 신이 나서 따라 뛰어가던 아이.

어릴 땐 친구를 사귀는 일이 저렇게 단순했구나 싶었다.



문득 생각해 보니,

어릴 적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 온 나는 친구가 없었다.

엄마는 그게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동네에서 함께 어울리고 있던 내 또래 아이들에게

삶은 고구마를 나눠 주면서

"아줌마 딸도 너네랑 비슷한 나이인데~ 같이 놀아줄 수 있어?"

라며 부탁 겸 뇌물을 건네던 기억이 있다.



그런 엄마가 너무 부끄러웠지만,

그렇게 난 새로운 동네에서 친구를 얻었다.



어른이 되고 나니 친구 사귀기가 참 어렵다.

회사 동료 외에 친구는 어디서 사귀는 걸까?

물론 동료들도 좋지만

지인과 친구의 경계 어딘가에 있는 느낌이다.



그러다가 작년 말

지역커뮤니티 카페에서 다이어트 친구를 사귀었다.

사실 만난 적 없이 톡만 몇 번 하고는 연락이 끊겼다.



둘 다 의지박약이었고,

“12월은 약속이 많으니 새해부터 화이팅 하자”던 말만 남겼다.

1월이 지나고, 2월이 지나도 연락은 없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 갑작스레 연락이 왔다.


"그간 잘 지내셨나요? 혹시 오늘 만나실래요?"



사실 E로 포장했지만 나는 꽤 낯을 가린다.

어디서 만나지,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제일 고민된 건, 어떻게 서로를 알아보지? 였다.



그렇게 만난 우린

첫 만남에서 3시간을 내리 떠들었다.

나보다 7살이나 어렸지만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다이어트로 알게 된 사람들이지만

당근케이크까지 시켜서 먹고

동네 맛집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어제는 다이어트를 하자며 뒷산을 올랐다.

한 손엔 커피를 들고

입으론 점심메뉴를 고민하며 말이다.



결국 30분 산을 타고,

우린 선지해장국을 먹으러 갔다.


KakaoTalk_20260318_230941894_01.jpg <오후 3시면 문 닫는 해장국집>



다이어트 친구인데

그래도 이렇게 헤어질 순 없다며

햇빛을 맞으며 강가를 걸었다.

그렇게 만보를 완성하며 최소한의 양심을 챙겼다.



KakaoTalk_20260318_230941894_02.jpg <봄은 산책하기 딱 좋은 날들이다>



다음 주엔 다른 지역으로

함께 맛있는 걸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이렇게 내겐 다이어트 친구가 아니라

맛집투어 친구가 생겨버렸다.



어른이 되니 친구를 만드는 일이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결국 맛있는 것 하나면

금방 친구가 됐다.



고구마 하나로 친구를 만들어줬던 우리 엄마,

엄마들의 지혜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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