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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c Mar 22. 2017

CTM Vintage series는 이탈리안 트위스트?

사운드디자이너의 이어폰 이야기는 Clear Tune Monitors


CTM은 미국의 커스텀 인이어모니터 브랜드로서 이번 빈티지 시리즈는 첫 유니버설 모델이다. 라인업 네임과 같이 빈티지라는 성격을 의식한 디자인과 컬러가 특징적이다. 이번에 활용한 세가지 모델은 VS-2, VS-3, VS-4이며 숫자는 드라이버의 수를 의미하는데 구동방식이 BA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음색의 다양성을 위한 개발자의 고민이 역력히 드러난다. 여기서 BA에 대해 간단히 짚고 가면 구동 방식으로서 가장 일반적인 다이내믹형 하이브리드형 그리고 VS에 적용된 BALANCED AMATURE이 있다. 상대적 특징으로서 다이내믹형은 저음 표현이 풍부한 경향이 있고 재생 대역이 넓지만 부피가 작아질 수록 음질 저하가 수반된다. 이에 비해 BA형은 소리변화에 민감하고 섬세하며 특히 중고음역의 해상도가 좋은 편이지만 재생 대역이 비교적 좁고 저음역의 표현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





하이브리드형은 앞선 두가지 방식의 좋은 점만 혼합한 방식이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다. 재생 주파수 대역은 유닛수가 증가함에 따라 20Hz에서 15.5kHz, 16kHz, 16.5kHz까지로 대역폭이 넓어지며 이는 BA방식의 특징이라 볼 수 있겠다. 흔히 효율, 출력, 음압레벨로 대표되는 감도는 VS-2가 110dB @ 1mw, VS-3는 124dB @ 1mw, VS-4는 119dB @ 1mw로서 음원 재생 디바이스 선택에 참고할 수 있다. 만일 독자가 하우징이나 스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CTM VS 라인업의 사운드 전달 구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도 있겠다. 이어피스의 경우는 두종류의 재질 구성에 각각 3개의 크기 바리에이션이 포함되며 소프트 실리콘과 하드 실리콘이 활용된 이어피스와 하드 실리콘 그리고 저반발 우레탄폼이 활용된 이어피스로 나뉜다. 커스텀 IEM 전문 메이커의 세심한 배려임과 동시에 착용감, 차폐성능을 고려한 것이겠다. 마지막으로 제품 박스 혹은 메이커 웹사이트를 보면 각 모델의 튜닝포인트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이어폰에 따라 어느 주파수 대역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튜닝 방식이 달라지며 이 과정을 통해 이어폰의 컬러가 잡혀가는데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본인의 취향이나 용도 혹은 장르를 잘 표현하는 이어폰 선택이 관건이므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본 제품 리뷰를 통해 선택의 힌트를 얻기를 바란다.



리뷰에서는 몇가지 음원을 활용하여 각 이어폰의 표현력에 대해 서술해 보았다. 사용된 음악은 사단법인 일본음악스튜디오협회 제28회 NHK기술교류회에서 녹음된 HIGH RESOLUTION 음원(384kHz 32bit)과 바렌보임 지휘의 베토벤 심포니 교향곡 7번, 그리고 재즈 보컬리스트 CHIE AYADO의 BEST 앨범 수록곡과 MURAKAMI PONTA SYUICHI의 WELCOME TO MY LIFE 앨범 수록곡(POP)을 샘플로 활용하였으며 재생 디바이스는 Astell & Kern의 AK380이 사용되었다.





VS-2의 인상은 캐주얼 미국남자에 빗댈 수 있다.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인상은 파워풀한 첫인상을 준다. 하지만 그 열정과 에너지를 발휘하는 장르는 정해져 있는 듯하다. VS-2로 듣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 2악장. 무겁고 장중하게 시작하는 콘트라베이스와 첼로의 활이 좌우로 움직이는 에너지가 전달이 된다. 현악기가 만들어 내는 물결이 점점 강해짐을 에너지로 느끼게 해주고 연주 무대에 리스너를 세워준다. 타악기의 울림과 현악기 활의 움직임을 에너지로 듣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VS-2로 듣는 Hi-Res 음원. 울림 좋은 봉고의 사운드를 심장까지 느낄 수 있다. 음고가 다른 타악기의 탄성력 좋은 연주에 흥이 생긴다. 섹소폰의 스모키 하면서도 짙고 깊게 들리는 사운드와 피아노의 젖은 울림은 가슴을 적신다.



헌데 흥미로운 경험이라면, VS-2로 들으면 연주 악기들이 계속 위치를 바꾸며 움직이고 무대가 움직이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다른 모델에서는 그런 현상이 없는 걸 보아선 안정적이지 않은 정위감일 가능성은 아닐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범인은 High Mid unit 일지도 모르겠다. VS-2로 듣는 재즈보컬. 클래식 기타와 보컬에서 나온 잔향들이 마치 담배연기 가득한 선술집 마냥 홀을 자욱하게 만드는 듯하다. 현장감은 100프로 충만하지만, 짙은 잔향들로 보컬의 선율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아쉬움이 생긴다. 주객 전도하는 기타의 울림은 너무도 자주 보컬을 가렸다. VS-2로 듣는 팝. 들리는 사운드의 배치로 그려지는 무대는 마치, 열정 가득한 아마추어 그룹의 엉성한 무대이다.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따로 국밥 같은 느낌이랄까… 하나로 만들어졌어야 할 에너지를, 억지로 쪼개어 분업시킨 티가 너무 나서 촌스러움마저 든다.



이제 VS-3로 가보면 한마디로 영국신사의 인상이다. 정돈된 외모와 과함이 없는, 도를 넘지 않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그런 준수한 능력이 의외의 장르에서 빛을 발했다. VS-3로 듣는 베토벤의 교향곡은 무대를 벽면에 붙여 놓은 듯 들린다. 리스너가 무대와 좀 떨어진 정면에 있는 느낌이다. 현장감 보다는 잘 정돈된 스코어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깜짝 놀란 것은, 도입부분의 콘트라베이스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음 악기들의 느리고 장중한 걸음이 첫 단추인 이 곡에서 부실한 시작을 느끼게 한것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고음의 바이올린의 등장부터는 유려한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래도 이 곡의 무거움을 표현하는 데에는 한없이 아쉬움이 남는다.



VS-3로 듣는 Hi-Res 음원. 타악기의 울림을 반으로 접은 듯 확연히 작다. 재즈의 축축하고 루즈한 느낌에서 바르고 건전한 소리를 모은듯한 말하자면 기름기를 쪽 뺀 느낌이다. 연주무대와 거리감 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피아노 상성부의 울림은 아름답게 빛이 났다. VS-3로 듣는 재즈보컬은 정말 매력적이다. 특히 클래식 기타의 테크닉을 섬세하게 모두 보여준다. 잔향을 무방비 상태로 흘려 보내지 않기 때문에 섬세한 선이 하나하나 살아나게 하였고, 배경(기타반주)과 전경(보컬)의 위치를 확실히 해주기 때문에 둘 사이의 가장 합리적인 배합을 들려준다. 보컬의 굵은 선을 가리지 않으면서 가느다랗게 선을 긋는 기타의 테크닉컬한 움직임을 선명하게 감상하게 해준다. VS-3로 듣는 팝 또한 매력 있다. 소리의 배열이 세련되고 싱어를 중심으로 적절하게 등장하는 배경적 음악들이 일률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튀어나와 즐거운 쇼를 즐기게 해준다.



끝으로 VS-4는 능력 넘치는 매력남이랄 수 있다. 어떤 음악을 듣건 무대의 중심에 리스너를 세워주는 능력이 있다. 모든 장르에서 아쉬움이 거의 없는,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충족시켜주고 흥을 돋우는 매력이 있다. VS-4로 듣는 베토벤의 교향곡은 리스너를 지휘자석에 세워, 각 악기군의 위치를 느끼게 해준다. 콘트라베이스와 첼로의 좌우로 움직이는 장중한 시작과 무게감이 더해지고 덜기도 하는 사운드의 가감까지 느끼게 해준다. 현악기의 물결치는 역동성을 느끼게 해주면서도, 결코 관악기의 선율을 가리지 않는 예의도 보여준다. 관악기의 곱고 가늘게 앞으로 직진하는 사운드를 들려주는가 하면, 하늘로 치솟는 관악기의 힘도 들려주어 연주홀의 높은 천장의 음장까지도 느끼게 해준다.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배가시키는 멋진 표현 능력을 가졌다.



VS-4로 듣는 Hi-Res 음원. 봉고를 스치는 살갗소리까지 들려주는 VS-4는, 리스너를 연주무대 중앙에 세워준다. 모든 악기들의 위치를 느끼게 해주고 각 위치에서 들리는 다이나믹한 연주를 섬세하게 들려준다. 봉고의 탄성 깊은 울림은 섹소폰과 피아노의 주고받는 대화를 포근히 감싸준다. 그러면서도 섹소폰의 짙은 음색과 피아노의 빛나는 울림은 담배연기처럼 서서히 공기 중으로 흩어지며 공간감을 더욱 느끼게 해준다. VS-4로 듣는 재즈 보컬은 마이크를 잡은 가수의 자리에 리스너를 세운다. 보컬의 준비하는 호흡과 프레이즈 간의 멈춤에 느껴지는 목소리의 긴장감까지 여실히 전달해 준다. 반주 악기의 손을 이동하는 소리와 느낌까지도 들려주는 섬세함에 놀랍기만 하다. VS-4로 듣는 팝은 리스너가 신나는 공연을 하는 무대에 있게 해준다. 무대의 생동감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며 리스너를 흥에 겨워 춤추게 할 수 있다. VS-2, VS-3, VS-4 각 모델이 장르나 악기에 따라 표현의 다양성을 가지며 소구 포인트 역시 리스너의 취향에 따르겠지만 이번 리뷰를 통해 가장 인상적인 복병 두가지 중 하나는 VS-2의 High-Mid unit과 VS-4에 사용된 mid-low unit이었다. 특히 후자는 강렬한 인상의 저음과 중음을 유지하면서 중저음간의 밸런스를 효과적으로 유지시켜준 것으로 예상된다. 여운이 남는 경험을 전해드립니다.






개발사 웹사이트

https://cleartunemonitors.com/

https://cleartunemonito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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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중 이미지는 본 글의 기고 매거진에서 발췌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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