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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c Feb 23. 2022

소리 돋보기와 같은 ADVANCED Model 3

사운드디자이너의 이어폰 이야기 

ADVANCED Model 3은 High-resolution Wireless In-ear Monitors 로서 미국 뉴욕에 거점을 둔 이어폰 브랜드 ADVANCED의 제품이다. 이 브랜드는 뮤지션들을 염두한 모델들을 개발하며 중음역대의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지향하는 메이커이기도 하다. 몇 가지 주된 특징을 살펴보면 High-resolution 재생이 가능하며 탈착식 MMCX 유선과 무선 케이블이 포함되고 블루투스 4.1 무선 기능에는 aptX 코덱이 적용되는 등 전반적으로 가격 대비 성능에 대한 메리트가 높은 제품이랄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기능 가운데 이미 해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MMCX 탈착방식을 채용한 모델인 점을 고려하여 한 가지 테스트를 해 보았다. Model 3에 동봉된 탈착식 MMCX 블루투스 케이블에 Model 3 드라이버 유닛을 SHURE SE425로 교체하여 시청해 보았는데, 여러 장르의 음악에 따라 각각의 뉘앙스나 디테일, 해상도, 음색, 음악의 전개상에 드러나는 악기의 표현력 등 각 드라이버 유닛의 차이점은 당연히 존재하였으나, MMCX 블루투스 케이블에만 집중해 보면 케이블 자체의 특성이 플랫한 편이라는 인상을 얻었다. 아마도 플랫보다는 반듯한 혹은 솔직한,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정도의 표현이 좋을 듯한데, 요지는 케이블로 인한 소리 변화의 영향은 매우 적은 편이라는 인상이었다. 추후 적절한 제품이 있다면 동일 드라이버에 대한 케이블 리뷰 혹은 동일 케이블에 대한 각 드라이버 유닛 리뷰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 외에 한 가지 더 짚으면 개인적으로 이어폰의 첫인상은 눈에 보이는 디자인이기보다는 귀 안에 넣었을 때의 느낌이라고 생각하는데, 귓구멍으로 들어오는 느낌과 밀착되어 유지되는 느낌이 중요하다.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는, 내 귀처럼 편안함이 느껴져야 피로감을 덜 느끼며 오래 착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Model 3을 귀 안에 넣는 순간, 적당한 연질의 실리콘 이어 팁이 메모리폼처럼 귓구멍에 맞춰지면서 귓바퀴를 메우며 들어오는 느낌 그리고 단단히 귀에 밀착되는 착용감이 훌륭한 첫인상을 주었다. 물론 Model 3에는 실리콘 이어 팁 3종과 폼 이어 팁 3종이 동봉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실리콘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고자 하는데, 먼저 Model 3 리뷰에서는 여러 장르의 음원들 특히 잘 녹음 가공된 음원들을 활용하였다. 사용된 음원은 사단법인 일본음악스튜디오협회 제28회 NHK기술교류회에서 녹음된 High-resolution 음원(44,1kHz/16bit~384kHz 32bit)과 Hamabenouta, Takedanokomoriuta High-resolution 음원, 바렌보임 지휘의 베토벤 심포니 교향곡 7번, 그리고 재즈 보컬리스트 CHIE AYADO의 BEST 앨범 수록곡과 MURAKAMI PONTA SYUICHI의 WELCOME TO MY LIFE 앨범 수록곡(POP)을 샘플로 활용하였으며 하이파이용 레퍼런스 음원 제작업체로 유명한 Stock Fisch Records의 Closer to the music 시리즈도 포함하였다. 재생 디바이스로는 Astell & Kern의 AK380이 사용되었다. 이어폰 유저들의 사용 환경을 고려하여 클래식, 재즈, K-POP, 스마트폰-콩 라디오, 유튜브, 드라마, 영화에 모두 사용해 보았다.



Model 3로 들어본 클래식 음악은 노련함 그 자체이다. 

전경과 배경을 적절히 넣고 빼주며 멋진 풍경을 그려내는 멋을 담아내 주었다. 현악기 군이 모두 움직이는 부분에서는 거대한 움직임을 유려하게 흘려보내 주고, 특정 악기(목관악기와 바이올린, 첼로)의 대화에서는 얼른 오케스트라 전체가 뒤로 빠지며 조용한 악기 간의 대화를 들려주었다. 쉬운 표현을 빌리자면 공기 중으로 퍼지며 공연장 천장에 쌓이고 쌓이는 울림이 느껴지는 이어폰이다. 하지만 저음부의 콘트라베이스의 심장까지 뒤흔드는 울림만큼은 모두 담을 수 없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Model 3로 들어본 재즈 공연 역시 훌륭하다. 

악기 간의 교감과 서로를 서포트하는 앙상블의 자유로운 왕래를 Model 3는 노련하게 잘 담아내 주었다. 재즈 공연에 의당 연상되는 뿌연 담배 연기처럼, 공연장을 뿌옇게 가득 채운 소리 연기들이 귀 언저리를 계속 메워주어, 훨씬 재즈적인 분위기에 젖어있을 수 있었다. 



K-POP을 들어보면 제작 퀄리티에 비례한 소리의 퀄리티를 듣게 된다. 

그런데 Model 3는 그 퀄리티를 업그레이드해주는 듯하다. 음악의 전경과 배경을 정확히 지켜주면서, 메인 가수의 음성을 둘러싼 음향 요소들을 재미있게 배열해준다. Model 3는 재미있는 음향 효과음들, 타악기들이 전체 음악에 띠를 두르고 타원을 둘러주듯, 음악 전체를 둘러 들리게 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귀가 따가울 수 있는 소리들을 흡수하는 듯 음악 전체가 둥글다는 느낌이다. 



Model 3로 콩 라디오의 여러 주파수들을 들어보았다. 

광고들과 음악들, DJ들의 음성을 편안하게, 그러면서도 입체적 스트레오로, 귀에 자극적이지 않게 들려주었다. 마치 날카롭게 귀에 꽂힐 소리들을 걸러주는 중간 필터가 중간에 있는 듯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공간감을 주는 울림들이 늘 차 있어서 입체적인 현장감도 전달되었다. 클래식 방송을 듣다가 피아노 독주 작품을 들었는데 예상치 못한 특이한 경험을 하였다. 먼지 자욱한 잔향들이 꽉 찬 공연장, 그리고 피아노 건반의 퍽퍽한 깊이감도 들리는, 피아노 현 가까이에 녹음 마이크가 들어가 있는 그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는 연주였다.. 현에서 나와 공중에 존재하는 음향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느낌과 함께 악기 가까이에서나 들을 수 있는 건반이 바닥에 내려가는 느낌마저 전달되다니.. 청중의 자리가 아닌 악기들에 근접하여 음악을 들었다고 할까?! 뜻밖의 경험이었다. 여담이지만 좋은 녹음을 뜻밖의 상황에서 조우하는 일이 왕왕 있다. 



다음으로 유튜브에는 잡다한 화질과 음질의 영상들이 많아서 선택적이 될 필요가 있었다. 

나쁜 것을 좋게 들려주는 능력은 없어 보이는 Model 3은 나쁜 것이 왜 나쁜지만을 더 들려주는 듯했다. 좋지 않은 음원을 더 좋게 들려주지는 못한다. 그 한계만을 더 잘 느끼게 해 주었다.



결국 Model 3는 소리의 돋보기인 셈이다. 

좋은 것을 확대해서 더 잘 보여주고, 나쁜 것도 확대해 여실히 들어내 주는 돋보기이다. 좋은 음원들을 잘 담아내는 능력은 각 음악 장르별 마니아에게 즐거움을 배가 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전반적으로 나 자신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준 이어폰으로 평가하고 싶다. 귀에 착용되는 첫인상부터 다양한 소리들을 전달하고 담아내는 그 능력이 돋보기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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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료는 제조사 웹사이트와 본 원고의 기고 매거진인 프리미엄헤드폰가이드에서 발췌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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