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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c Mar 15. 2022

청각 전문의가 만든 Noble Audio. Tux 5

사운드디자이너의 이어폰 이야기는 “Wizard” JOHN MOULTON

Noble Audio는 청각 학자/청각 전문의를 뜻하는 오디오 로지스트인 John Moulton 박사에 의해 설립된 미국의 이어폰 브랜드이다. Noble Audio는 음향적 관점뿐만 아니라 의학적 관점까지 망라한 제품 설계가 가능한 메이커이다. 참고로 오디오 로지스트란 난청의 진단, 치료, 보청기 조정, 회복 프로그램, 난청 예방을 수행하는 의료전문가를 가리킨다. 이러한 배경의 John Moulton 박사는 디자인 감각과 음질 튜닝의 Wizard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큰 기대를 안고 리뷰를 시작해 본다.   



John Moulton 박사는 디자인 감각과 음질 튜닝의 Wizard



개발사 자료에 있듯이 저음역대에 강점을 갖도록 설계되었다는 Tux 5의 사운드 실력을 천천히 음미해 보자. 솔직히 저음역대에 꽂혀 사는 나에게 Tux 5와의 만남은 긍정의 편견 지수가 너무 높아서 시음을 하기 전부터 걱정이 되기도 했다. ‘모 아니면 도’처럼, 이 설렘이 Tux 5에게 너무 후한 점수를 주든 아니면 실망으로 박한 점수를 주든 둘 중 하나가 되지나 않을까... 그래서 나름 최대한 냉철한 객관성으로 다양한 장르와 환경에서 Tux 5를 만나 보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너무 즐거운 경험을 하고 돌아와 가방도 안 부리고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몰라 방방대는 초등학생처럼, 들뜬 마음을 가다듬으며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Tux 5에게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만큼 많이 누르고 싶어 진다. 만약 Tux 5로 시음을 할 계획이라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저음역대를 가진 음악 2~3개로 출발해 주길 권한다. 그러면 이 들뜸에 공감이 가리라.. Tux 5로 볼륨을 올리면, 답답한 사무실 책상 앞에 그림의 떡으로 달력 사진 오려 붙인 해외 휴양지가, “갑분뻥(갑자기 분위기 ‘뻥’ 뚫리는)” 눈앞에 들이닥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방방대는 초등학생처럼, 들뜬 마음을 가다듬으며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나는 Tux 5의 저음역대에게, 2019년 저음역대 엄지 척 중에서 가장 큰 엄지를 내밀고 싶다.

나의 기억 속에 정말 좋았던 저음역대 실력파 제품이 2개 정도 있는데, 이 녀석은 와! 저음역 몬스터다 몬스터. 그러니 그에 맞는 엄지로 말이다. 저음역대를 경험하는 것은 마치 심해로 들어가는 듯한 무겁고 심오한 경험으로 생각될 수 있다. 사실 심해 바다는 암흑층으로, 그 어떤 빛도 투과되지 않는 깊이 그리고 시각에 의존하던 모든 감각들을 청각과 촉각 쪽으로 몰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툰 감각 사용으로 인해 놓쳐버리는 것도 많고 축소되거나 확대되어 감지되는 것도 있을 터. 그러니 심해는 들어가도 심해를 봤다고 말하기가 난해할 것이다. 들어간 자리 주위 만을 본 게 전부일 테니. Tux 5는 심해 같은 저음역대에서 무드등 스위치를 올려주는 것처럼, 미지의 저음역대 궁전의 내부를 조심스레 환히 보여준다. 대편성 오케스트라 작품들에서 단지 낮게 존재하며 무겁고 납작했던 저음역대 선율들이, 공중으로 높게 치솟아 깊이와 너비를 가늠하기 어려운 훌륭한 궁전의 자태를 뽐내며 유유히 흐르는 것을 보게 된다. 여태 들었던 대편성 오케스트라 작품들은 중음역대 혹은 고음역대의 선상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이라고 하면, Tux 5로 듣는 작품들은 저음역대 안에 들어가서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저음역대가 단순히 음악 밑바닥에 흐르는 지하수나 카펫이 아니었음을, 저음역대가 곡 전체를 어떻게 품에 안고 있었고 그 큰 울림통 안에서 각 선율들이 조화로웠는지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저음역의 선율들이 마치 깊은 암석들에 박혀 캐어 내기 전의 보석처럼, 고고하고 영롱하게 빛들을 투과시키는 아름다운 자태에 황홀감 속에 젖어들게 된다. 저음역 궁전에서 자리 좋게 앉아 최고의 휴식을 꼭 경험해보시길 바람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 이 정도 스케일의 저음역대 안에 들어가 있으면, 왠지 부피 팽창 때문에 탄력성과 타격감이 감소할 것이라는 엉성한 계산이 설지도 모른다. 그러나 Tux 5는 그렇지 않다. 문자 그대로 ‘예상보다 훨씬 더한 저역 주파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지끈지끈 머리가 꽉 막히고 답답해서 머리 지압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렇다면 Tux 5로 저역 주파수 안마를 권해본다. 기분 좋은 그러니까 두개골 전체에 타격이 가해지는 느낌이 안마 효과로 느껴질 정도이다. 이렇듯 저음역대를 한껏 누릴 수 있는 Tux 5는 검은 수트가 진정 잘 어울리는 저음역대 강자다. 심히 칭찬하고 싶다. 욕심이 난다. 정말 갖고 싶어 진다.  



마치 깊은 암석들에 박혀 캐어 내기 전의 보석처럼, 고고하고 영롱하게 빛들을 투과시키는 아름다운 자태에 황홀감 속에 젖어들게 된다. 



그러면 특화된 저음역대가 자리 잡은 Tux 5의 다른 음역대에 호기심 가득한 기대가 생기지 않는가? 

저음역대가 좋은 녀석 치고 중음역대가 그저 그런 제품을 거의 본 적이 없다. Tux 5의 중음역대도 그러하다. 중음역대 역시 저음역대에 밀리지 않는 기품과 우아함, 섬세함을 가졌다. Tux 5의 저음역대가 마냥 낮기만 한 저음이 아니다 보니 중음역대는 그런 저음과 조화를 이루며 차별화를 가져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그래서인지 중음역대가 이렇게 밝고 저음과 조화로운 가벼움을 지닐 수 있구나를 경험하게도 된다. 저음역이 잡아둔 기품 있는 터 위에 온기감과 윤기를 더하며 선율 전체에 기름칠을 하는 중음역대의 활약을 만끽한다. 꽉 채워지고 또 채우고 싶은 공간 속에서 중음역대의 매너 좋은 움직임이 일품이다. Tux 5의 저음역대와 멋진 파트너십이다. 



저음역이 잡아둔 기품 있는 터 위에 온기감과 윤기를 더하며 선율 전체에 기름칠을 하는 중음역대의 활약을 만끽한다.




그렇다면 이 정도로 고퀄의 기반 위에, 고음은 어떻게 노래할 것인가?! 

Tux 5의 고음역대는 기품과 매력을 뿜는다. 시원시원하지만 거칠지 않게, 강도는 높지만 너무 얇지 않게, 선예감이 높지만 날카롭지 않은 기품 있고 교양 있는 고음 선율들이다. 높은 해상력이지만 품격의 아우라가 고운 보호막을 쳐준 듯하다. Tux 5가 갖고 있는 높은 천장이, 고음역대가 높게 뻗어가게 도와주며 좁은 공간에서 공격적으로 고막을 타격할 수 있는 음들을 어디론가 빼냈거나 날렸거나 숨겼다. 나중에도 언급하겠지만 Tux 5가 확보하고 있는 공간력은 어지간한 치찰음으로는 귀가 귀찮을 여유가 없다. 넘치는 사운드의 에너지와 공간 가득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잔향들에 모든 사운드는 멋지게 단장되어 있다. 고음들이 멋지게 나선형을 이루며 높고 곱게 올라가는 광경을 체험한다. 물 만난 고기처럼 모든 음역대의 선율들이 편안하게 그리고 힘 있게 뻗어간다.  



시원시원하지만 거칠지 않게, 강도는 높지만 너무 얇지 않게, 선예감이 높지만 날카롭지 않은 기품 있고 교양 있는 고음 선율들이다. 




그럼 Tux 5가 만드는 스테이지는 어떨까. 

이미 여러 번 강조했듯이, Tux 5의 공간은 높고 넓은 훌륭한 공간이다. 하지만 야외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의 초라한 소리를 들어보았을 터. 막연하게 넓은 공간은 사운드에 치명적이다. Tux 5는 철저히 계산되고 조정된 공간이고 넓고 높게 뽑아 올라가는 모든 소리를 멋지게 믹스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창조의 공간이다. 힐링을 넘어선 치료의 공간이다. 하지만 그런 탁 트인 개방성 안에, 정확한 음악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질서 정연한 전통 또한 느껴진다.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악기 배열들이 변함이 없고, 앙상블 악기들의 위치들 역시 견고하다. 하지만 정해진 위치에서 흘러나온 사운드들은 Tux 5의 창조의 공간에서 재배열된다. 그러니 환상적이다. 음악으로의 몰입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무대를 바라보는 시간이 아니라 음악으로 빨려 들어가는 시간이다. 보컬의 바이브레이션에 눈 밑이 같이 떨고, 봉고의 울림통이 내 가슴통이 되어 터엉~터엉~ 두드림 받는다. Tux 5로 듣는 모든 사운드는 그 음악이 만들 수 있는 가장 품위 있고 아름다움으로 변신한다. 모든 음악에 온기와 윤기가 흐르고, 입체감은 말할 것도 없다. 사운드들이 다양한 두께로 에너지를 품고 공간에서 멋지게 그림을 그린다. 추상화의 대가인 바실리 칸딘스키가 Tux 5를 만났더라면 그의 작품들은 더욱 멋지게 색감 있게 태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추상화의 대가인 바실리 칸딘스키가 Tux 5를 만났더라면 그의 작품들은 더욱 멋지게 색감 있게 태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어쩌다 보니 Tux 5의 찬양을 늘어놓은 듯하다. 아니 이미 팬이 되어버려서 어쩔 수가 없다. 그냥 2019년은 Tux 5를 만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결실 있는 한 해로 여기고 싶을 정도이다. 힘겨운 삶으로 기력을 소진하는 순간들이 올 때, 텐션이 전혀 오르지 않는 심심한 일상에 지칠 때, 현실이라는 세상에서 잠깐 존재를 감추고 싶을 때, 알라딘의 지니와 양탄자처럼 등장해서 나를 현실과 무관한 세상으로 납치해 가줄 수 있는 제품이다. 그래서 나는 갖고 싶다. 지극히 심플해 보이는 블랙 수트의 Tux 5의 단조로운 첫인상. 하지만 Tux 5와 몇 곡을 달려보면, 블랙 슈트로도 이미 멋짐이 넘치는 블랙이 찐하게 잘 맞는 완전체라고 거침없이 칭찬하게 될 것이다. 저음역대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여. cool guy Tux 5와의 만남을 지체하지 말기를...  



알라딘의 지니와 양탄자처럼 등장해서 나를 현실과 무관한 세상으로 납치해 가줄 수 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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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noble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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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중 이미지는 제조사 상품 페이지와 본 글의 기고 매거진에서 발췌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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