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디자이너의 헤드폰 이야기는 젠하이저와 어포지 그리고 노이만의 DNA
2017년 IFA Global Press Conference에서 독일의 헤드폰 브랜드인 젠하이저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하였으며 VR용 3D 오디오를 염두한 이어폰인 AMBEO SMART HEADSET을 발표하였다. iOS 디바이스와 연결하여 간단한 조작만으로 바이노럴 녹음을 가능하게 한 모바일 리코딩 헤드셋이다.
참고로 바이노럴 녹음이란 인간의 좌우의 귀 부분에 마이크를 장착하여 녹음하는 방식으로서 현장감 공간감을 부각하는 음향 기술을 말한다. 바이노럴 방식으로 녹음한 음원을 헤드폰으로 재생하면 전후좌우상하 360도 방향에서 소리가 들려오게 된다. 사실 종전에는 인간의 머리를 본뜬 유닛의 양귀 부분에 마이크를 매립한 더미 헤드 (예:NEUMANN KU100)라고 불리는 특수한 마이크로 녹음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AMBEO SMART HEADSET은 귀에 거치하는 방식으로서 이어폰 좌우 본체 바깥쪽에 마이크를 장착하여 손쉽게 바이노럴 녹음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몰입감을 중시하는 3D 오디오 음향 환경을 지향하는 제품인 셈이다.
AMBEO SMART HEADSET에는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젠하이저의 입체음향기술 AMBEO가 탑재되어 있다. 여기서 AMBEO란 음악 장르의 라이브, 게임과 같이 사운드 비중이 높은 영상 콘텐츠의 제작에 있어서 리코딩에서 리스닝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토털 서포트하는 오디오 설루션의 명칭이다. 당연하게도 AR/VR시대의 사운드 구현 트렌드에 맞추어 기존의 스테레오 음성보다 입체적이면서도 이머시브 한 3D 오디오를 실현하기 위해 젠하이저가 개발한 기술이다.
AMBEO는 이쯤 해두고 다시 AMBEO SMART HEADSET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겠다. 실제로 아이폰의 카메라 앱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면 귀로 들리는 음성이 바이노럴로 녹음된다. 복잡한 번화가를 걸으면서 그리고 라이브러리, 산 정상에 올라 녹음을 해보니 충분히 바이노럴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었다. 정도로 표현하면 당장이라도 소셜에 업로드하고 싶을 정도의 의욕이랄까. 아마 음악 라이브나 스포츠 이벤트와 같이 공간 음장의 효과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환경에서 360도 방향으로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어 가며 동영상을 촬영하면 바이노럴 효과를 더욱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본체는 물론 컨트롤러와 전용 앱 그리고 버튼 설정의 자유도 등을 보더라도 프로슈머가 아닌 일반 유저들이 보다 손쉽게 바이노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섬세한 배려가 묻어나는 제품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유저가 다양한 입체 음향 포맷에 대한 박식함으로 무장하고 있다면 이 제품의 가치가 더욱 상승하겠지만 아마도 젠하이저의 생각은 누구나가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하고 공유하며 즐기는 그런 환경에서 더 나은 입체 사운드 제작을 서포트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다. 달리 표현하면 중요한 것은 바이노럴과 같은 방식보다 더 나은 사운드가 지향점인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을 몇 가지만 더 짚어 보면 컨트롤러와 전용 앱에 명시되어 있지만 프로슈머용 오디오 디바이스 메이커인 Apogee와 제휴한 모델이다. 컨트롤 유닛의 A/D컨버터, 마이크 프리앰프, SoftLimit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녹음 레벨을 자동 조정하면서 최적의 조건으로 바이노럴 녹음이 가능하다. 특히 이건 필자의 바람이지만 녹음 퀄리티에 대해선 아마도 젠하이저의 그룹사인 NEUMANN의 녹음 기술도 관여되었으리라 예상해 본다
리스너의 안전을 고려하여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로 주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Transparent Hearing 기능이 있어 몇 가지 프리셋을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컨트롤러로 간단히 스위칭 가능하다.
이제 음질 평가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유저들의 일반적인 콘텐츠 사용 채널 중 유튜브와 비메오 그리고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음원들에 먼저 활용해 보았다. K-POP 해외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BTS(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와 각종 해외 매체 방송들을 청취해 보았다. 뮤직비디오의 퀄리티에도 놀랐지만, 그 퀄리티를 고스란히 전달해 내는 AMBEO SMART HEADSET의 파워가 감탄스럽다. 영상으로 전달하려 한 음악의 내용이, 영상을 보지 않고도, 음원만으로도 충분히 영상의 에너지까지 전달된다. 공간을 크게 휘감는 볼륨감 넘치는 비팅 후의 울림감들과 원근감을 줘라 펴라 하는 선율의 자유분방한 움직임, 가슴통을 관통하여 발끝까지 전달되는 비팅과 베이스에 온 몸이 영상을 느끼게 해준다. 그저 10대의 우상으로만 보이는 BTS의 매력에 나도 모르게 한 발 두 발 다가가게 해주는 파워력 넘치는 전달력에 AMBEO SMART HEADSET의 위력을 느끼게 된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POP가수 Adel의 노래 중 Someone Like You를 감상하였다. 개인적으로 아델의 음색은 역시 피아노 선율과 가장 궁합이 잘 맞다고 본다. Adel의 노래반주로 나오는 피아노 선율의 무거운 발걸음의 진중함과 Adel 특유의 탄탄한 중음역대 보이스의 매력을 잘 느끼려면 역시 중저음역대의 깊은 잔향 처리가 중요하다. AMBEO SMART HEADSET은 그 능력을 가진 물건이다. Adel의 매력을 마력으로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성능이 좋은 물건을 만나면 날카로운 매스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저음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고자 필자가 언제나 저음 영역 테스트를 위해 사용하는 바렌보임의 베토벤 교향곡 제7번 2악장을 들어본다. 역시 찬사가 절로 나온다. 두 저음 악기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악기군의 장중한 움직임을 굵게 두 줄로 그려낸다. 특히 콘트라베이스의 큰 몸통 전체를 울려대는 그윽함이 아주 농후하다. 이제껏 들어본 이어폰 중에서 이런 깊이를 모두 담아낸 물건이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 전에는 들어보지 못한 수준의 저음의 세계를 모두 열어준다. 그러면서도 고음역대의 현악기들의 소리를 전혀 깎아먹지 않는다. 가볍고도 경쾌한 움직임 모두 그려낸다. 멈출 수 없는 매력에 3악장으로 넘어가 청취하니 목관악기들의 촐삭대는 텅잉도 세세히 모두 보여주고 있다. 현악기들의 위협적인 계단식 크레셴도에 숨이 막힐 정도이다. 와~! 이 물건은 도대체 뭐지~ 싶을 정도의 통큰 그릇이다. 박수를 쳐 주고 싶다!
그런데 전용 앱인 SmartHeadset앱을 사용하여 EQ를 활용하면 이건 금상첨”화”를 넘어선 금상첨”금”이 된다. Bass, Hi-Fi, Spoken, Custom 이렇게 4구역으로 레벨이 나누어져 있다. 각 세팅으로 베토벤 교향곡 전체를 감상하니 이건 완전 악보 속으로의 여행이 된다. Bass 세팅에서는 저음 악기 자리에서 전체 악기의 연주를 바라보게 된다, Bass악기들이 어떻게 전체 악기들을 서포트 해주고 있는지 악곡의 전체 운영이 보인다. 바쁜 악기들의 연주 속에 있는 활들의 부딪힘까지 들려온다. 무겁고 거대한 손의 움직임을 들려준다. Hi-Fi세팅에서는 고음 악기군들의 바쁜 소용돌이 속에 자리를 만들어 준다. 그렇다고 저음 악기의 소리의 중후함이 감소하지도 않았다. 다만 고음 악기의 음과 음 사이에 연주자들의 호흡을 더 잘 들을 수 있는 자리이고 그 자리에서 고음 현들의 절절한 선율에 가슴이 젖어든다. 생기 넘치는 목관 악기들의 텅잉들을 더 경쾌하게 들려준다. 중간에 Spoken 세팅으로 바꾸면 음색 전체가 바뀌며 커튼 하나가 뒤집어 씌워지지만 고급스러운 공간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Custom세팅은 요리 죠리 음악의 요리사가 되는 즐거움을 준다. 손쉬운 터치와 움직임으로 소리의 쉐이프를 완전히 바꿔주는 이 실험적 공간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멋진 기능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좋은 소리를 담아내는 이 이어폰에서 더 욕심을 내게 해주다니~! 과연 이다음에 나와야 할 이어폰들에는 무엇을 더 개선시킬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통이 크면 질은 소홀해지는 것이 상품의 이치로 소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달랐다. 바이노럴 녹음을 담아내고 구현하는 능력, 리스너의 안전한 리스닝 환경을 고려한 Transparent Hearing 기능, 당연하지만 과감한 Apogee와의 컬래버레이션, 위상차를 감쪽같이 연출하는 AMBEO의 우위성, 그리고 NEUMANN의 DNA. 무엇보다 이어폰 본질에 충실한 기능들… AMBEO SMART HEADSET은 격이 달랐다. 음악을 포함한 콘텐츠를 담아내는 크기와 기술 모두 A를 주고 싶다. 이어폰으로서의 역할만 떼어 놓고 보더라도 특히 저음과 고음을 모두 흡족히 담아내는 큰 그릇, 그리고 담아 내놓는 음악의 전달력이 남 다르다. 매력을 마력으로 만드는 기술이 있다. 사람의 오감 중 눈이 가장 사람을 유혹하기 쉬운 감각이라 하지만, AMBEO SMART HEADSET을 사용한다면 눈이 아니라 귀로도 충분히 눈을 가리고도 그 이상의 유혹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 능력 있는 물건이다. 이어폰 계의 엄친아 아니 이도류의 등장이 아닐까!
https://en-de.sennheiser.com/in-ear-headphones-3d-audio-ambeo-smart-head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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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중 이미지는 제조사 상품 페이지와 본 글의 기고 매거진에서 발췌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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