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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c Apr 06. 2022

자유롭게 노래하는 ADVANCED, GT3

사운드디자이너의 이어폰 이야기

이번 리뷰는 ADVANCED GT3로서 개인적으로는 이전에 본지에서 ADVANCED MODEL3을 리뷰한 바 있어 이 브랜드에서 지향하는 바가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탐색해 보고자 한다. ADVANCED GT3(이하 GT3)는 공진음 그리고 드라이버의 진동으로 인해 리스닝에 줄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로 하우징이 제작되었다. 또한 기존 대비 약 30% 경량화된 보이스 코일을 사용하여 고역 재생 특성의 향상을 꾀하고 4kHz 이상의 고역대에 대한 섬세한 뉘앙스를 표현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그에 더해 멀티 댐핑 구조를 적용하여 중고역에 대한 영향을 제어하면서 서브 베이스의 표현력을 보다 충실하게 재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특히 어쿠스틱 악기 등의 리스닝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보도 자료들의 요점이다. 그 외 하우징에 스크루 방식으로 교환 탈착이 가능한 3종류의 필터가 구성되어 있는데 음질의 차이 구분이 비교적 용이한 3kHz 전후 대역에 대해 조정 가능하도록 고안되었다고 한다. 부언하면 Japan Audio Society에서 인증하는 Hi-Res Audio Certified 규격을 충족하는 제품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GT3의 소리 실력을 듣기 위해 POP 음악으로는 아이유, Sia [고음역대], Adel, 박효신 [중저음역대]을, EDM으로는 방탄소년단과 EXO의 음악을, Jazz 음악으로는 Breno Viricimo Group, JAPRS HI-RES [기악 앙상블]과 Chie Ayado [보컬]을, 클래식 음악으로는 조성진-piano, 정경화-violin, James Galway-flute [독주 악기], Barenboim- Beethoven symphony [관현악곡]을 선택하였다. 각 장르별 작품에서 듣고자 하는 사운드의 발현을 중심으로 GT3를 평가하였고 개인 취향에 따라 각 작품에서 들을 수 있는 최고치의 볼륨으로 시청(試聽)하였다.



GT3가 저음역대에 장기가 있다는 사전 정보에 따라 먼저 저음역대를 집중하여 음악을 들어보았다. 중저음역대 보컬로 박효신의 ‘야생화’와 Adel의 ‘Someone like you’을 선정하였다. 두 작품 모두 굵은 맥락으로 음악의 중심에서 보컬이 통으로 흐르고 보컬로 채워진 공간을 덧입히는 감성과 에너지 넘치는 피아노의 반주가 일품인 작품들이다. GT3가 들려주는 이 음악은 담백한 모노톤이 필터처럼 채워진다. 모노톤이 주는 안정적이고 센터감 있는 음악을 무게 있지만 고풍 있게 건네준다. 너무 퍼지지 않는 하지만 충분한 양감으로 중저음을 조화력 있게 담는다.



저음역대의 에너지-타격감과 탄력성-를 듣기 위해 EDM 뮤직으로 향해 보았다. 심장 박동수를 높이며 텐션을 올려주는 K-pop 대표주자 방탄소년단과 EXO의 음악은 박력 넘치는 저음역대 퍼커션이 보컬과 함께 고조되어 급상승하며 폭발하는 에너지가 묘미이다. 그런데 자유분방함으로 날뛰어도 괜찮다(필자 개인의 취향) 생각하는 타이밍에 GT3는 일렉트로닉 베이스 드럼에게 뭔가 선을 그으며 주의를 주는 듯했다. GT3가 허용하는 자유의 범주를 넘지 못하게 말이다. 물론 그 자유의 범주는 크다. 하지만 정신 놓고 텐션을 조이기에는 약간은 조심스러운 느낌이다.



GT3의 고음역대로 가본다. 아이유와 Sia의 음악에서 숨겨주길 바라는 파찰음들을 어떻게 가려주는지를 보고 싶다. GT3의 제어력에 놀래 본다. 저음역대에서 담백하게 느끼게 해 준 모노톤의 필터가 고음역대에 와서는 모든 파찰음들을 둥글렸다. 전혀 피로감 없이 높은 볼륨으로 음악을 즐겼다. 다만 Sia의 음악에서 탄탄한 중저음역대의 반주가 Sia의 절규를 너무 자주 깎아먹는 듯하였다. 고음역대에 온기가 입혀지며 선예감은 약간 깎이지만 고음역대의 시원하게 직진하는 에너지가 피로감 없이 건너오니 이 역시 기분 좋은 감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GT3로 듣는 Jazz stage도 궁금하다. 무대감과 에어감을 어떻게 그려내는지 기악 앙상블과 보컬로 들어본다. JAPRS HI-RES 음원 작품에서 늘 갖는 기대는 악기 배열과 악기 간의 간격이다. 스피커에서 정해주는 봉고의 배치는 무대의 크기를 그려주고 색소폰의 선율의 비행으로 공간감과 공기의 탁함을 느낄 수 있다. GT3는 봉고의 위치를 언밸런스하게 두었고 그래서 더욱 jazzy 한 무대감을 느끼게 해 준다. 색소폰의 선율 비행 역시 무대 구석구석을 돌고 울림의 잔향 역시 적당히 혼탁하여 jazz bar의 느낌을 잘 그려낸다. GT3의 모노톤의 느낌에서 바로 듣고 싶었던 작품은 Samba de Rei였다. 몽환적인 이 작품을 모노톤으로 듣는다면 어떨까. 그런데 약간은 의외의 결과를 듣게 되었다. 콘트라베이스의 울림이 이렇게 벙벙하게 들리기는 처음이다. 몽환의 울림들이 혼탁함으로 공기 전체에 퍼져서 소리의 ‘미세먼지가 매우 심함’ 상태를 듣게 되었다. 몽환적인 음악에 모노톤 필터는 형태를 흐려버리는 악재였다. 주의해야겠다. 하지만 GT3로 듣는 재즈 보컬은 세련된 농후함을 선보인다. 무대 가까이에 바짝 다가가 있는 의자에 앉아 무대의 음악을 쏟아 듣게 된다. 온기감과 윤기 넘치는기타의 선율과 나란히 이야기하듯 노래하는 보컬의 대화에 깊이 귀 기울이게 된다. 좋다.



GT3의 고풍스러운 성향에서 기대되는 클래식 시청이 남았다. 먼저 조성진의 chopin mazurka no.4를 들어본다. 쉼표의 멈춤과 건조한 듯 리드미컬한 왼손의 움직임 그리고 선예감있게 가볍게 통통 튀는 오른손 선율을 조화롭게 들려주며 무대로 집중되는 조명까지 느껴지게 해 준다. 정경화의 bach chaconne no.2는 오래된 교회의 높은 천정 구석구석까지 뻗어가는 직진하는 선율의 직진성과 그 뒤에 물감 퍼져가는 잔향의 조화를 고급스럽게 들려준다. James galway의 chaminade concertino는 공연장의 어느 매쯤 앉아서 나만 혼자 오롯이 리허설 장면을 보듯 편안함으로 감상하게 해 준다. 그런데 GT3가 필자에게 보여준 것은 무대만이 아니었다. 3개의 무대를 감싸고 있는 공연장의 크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다시 말해 청자의 위치가 무대 앞이 아니다. 공연 무대에서 꽤나 거리가 있다. 흥미롭다.



Beethoven Symphony no.7 2악장으로 GT3의 능력을 정리해 보려 한다. 저음의 양감은 곡을 침체시키지 않을 만큼 두텁고 차분하다. 중음은 저음 위에 풍부하게 분리되어 있으며 윤기 있게 흐른다. 고음은 날카롭지 않게 모노톤이 살짝 입혀진 색채로 자유롭게 노래한다. 특히 목관악기의 부드러움이 더욱 부드러워지고 바이올린의 날카로움은 눈썹을 내렸다. 넓은 스테이지의 확장감과 금관 악기의 적극적이지만 공격적이지 않은 뻗음으로 높은 천정감도 느껴진다. 하지만 생생한 선예감이나 입체감이 강하지는 않다. 음색 전반적으로 모노톤의 필터가 느껴지기 때문에 온기와 윤기가 고급스러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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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중 이미지는 제조사 상품 페이지와 본 글의 기고 매거진에서 발췌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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