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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는 마음 Apr 23. 2022

안락 지대(comfort zone)


 나는 직업이 영어 선생님이다 보니 영어 지문을 많이 읽는데 그중 자주 나오는 주제가 안락 지대(comfort zone)를 벗어나라는 것이다. 안락 지대라고 하면 자기가 편안함을 느끼는 영역이고 이것은 주로 심리적 한계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익숙하고 편안하며 잘 아는 영역에서는 우리는 별다른 노력 없이 편안함을 느끼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 또는 그렇다고 믿는다. 개인의 성격에 따라 안락 지대에 머무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다. 삶에서 많은 욕심 없이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것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다만 그러한 삶에서도 노력 없이 마냥 행복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적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욕심이 날뛰지 않게 마음을 잘 단속할 수 있을 정도의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너무 많은 노력 아닌가요?) '나는 천성이 그래요'라는 분도 가끔 만나는 데 '복 받으셨어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소중한 마음의 평화를 별 노력 없이 가질 수 있다면 정말 큰 축복 아닌가?




                                  평화로움, 안락함 하면 떠오르는 마을 이미지




  나 같은 사람은 오히려 마냥 편하기만 한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 성격이다. 성장을 추구하고 성장 속에 기쁨을 얻는 스타일이다(예전엔 그런 줄 잘 몰랐어요). 나도 전에는 삶의 반복되는 쳇바퀴에 지쳐 쉬는 시간이 생기면 여러 가지 오락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그 순간은 즐거웠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허무한 적이 많았다. 나라는 인간은 성장할 때 기쁨을 느끼는구나라는 것을 차츰 깨닫게 되었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성장의 시작이라고 했던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 육체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요즘 오히려 하루하루가 더 재미있어졌다. 갑자기 뭔가 할 일이 많아지고 바빠졌는데 마음은 더 기쁜 것이다. '내가 이런 종류의 인간이라는 걸 더 빨리 깨달았으면 좋았겠어'라는 후회도 들지만 어쩌랴.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을. 지금이라도 이렇게 도전할 수 있다는 것만도 감사하다.




  요즈음 정신적 성장을 위해 독서에 매진하고 있는데 어릴 적엔 정말 책 읽기를 좋아하고 나름 꽤 책을 읽었다. 하지만 한동안 책을 멀리하고 지냈다. 삶을 살아내는 에너지조차 부족한 마당에 무슨 독서냐 싶었다. 오랜만에 다시 본격적으로 책을 읽으니 너무 힘들었다. 글자도 내용도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고 눈앞에 어른거리더니 어딘가로 표류해버렸다. 책을 읽은 것 같은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나이 탓인가라는 푸념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이 되어갔다. 



 마치 근육을 쓸수록 근육이 발달하듯이 뇌세포도 쓸수록 발달되는가 보다. 아마도 녹도 많이 쓸고 심지 어이끼도 끼어있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재가동에 시간이 좀 필요했던 듯하다. 삐걱거리는 뇌세포도 다시 정렬하는 데 힘들었을 것이다. 처음엔 의무감에 시작했던 독서가 이제 어느새 재미있는 취미가 되어가니 이것도 성장인 듯하다. 



 책 한 권에는 저자의 인생이 녹아 있고 책으로 써내야만 했던 보석 같은 삶의 정수와 가르침들이 있다. 책 한 권을 읽으며 하나만 배울 수 있어도 그 가치가 있다 하는데 어떤 책들은 읽으며 감탄과 경이의 연속을 경험했다. 새삼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이런 귀한 가르침과 깨달음을 이제라도 누릴 수 있으니 감사했다. 평생 배울 수 있는 기쁨으로 인해 삶이 더 기대가 된다.



  블로그에 쓰는 글쓰기도 처음엔 힘들었다.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러나 할수록 점점 쉬워지고 재미있어졌다(글을 잘 쓴다는 말은 아닙니다!). 뭐든 처음 시작할 때 힘들고 두렵지만, 일단 시작하고 계속해 나가면 어떻게든 발전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로 인해 도전의 기쁨을 알게 되었고 자신감도 생겼다. 처음 안 하던 것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길이 나있지 않은 정글 우림을 헤쳐가는 것과 같다. 많은 에너지가 든다. 그러나 어느 정도 길이 나면 점점 쉬워진다. 핵심은 그냥 계속하는 것이다. 그걸 1만 시간의 법칙이라 부르든, 압도적 양으로 채운다고 하든 나이키 선전처럼 그냥 하는 것이다(Just do it!).



  본인이 성장해야 행복한 타입이라면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경우 계속 안락 지대에 머물며 언젠가 행복이 오겠지라는 건 자신을 성찰하지 못한 것이다. 이 정도면 행복해야 되는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라고 자신에게 계속 되물을 것이 틀림없다. 자신이 안락 지대에서 행복할 수 있는 타입이라면 이미 행복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아직 자신이 발견했든 하지 못했든 안락 지대에 갇혀 있는 것이고 뭔가 뚫고 나가야 할 장애물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경우이다. 행복하지 않다면 자신의 내면을 잘 살펴보라. 도전하고 싶었지만 두려움이나 게으름 때문에 하지 못했던 것을 일단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불편하고 두려워도 행복하고 싶다면 그 장애물을 깨부수고 안락 지대를 탈출할 수밖에. 안락 지대도 탈출하고 나서야 그다지 안락한 곳은 아니었다고 깨닫게 된다. 


   


                                                       영화  '쇼생크 탈출 '에서


                                           


 

 여러분이 나 같은 스타일이라면, 도전을 좋아하고 성장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라면 안락 지대는 돌파해야 하고 확장해야 하는 곳이다. 안락 지대를 벗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안락 지대가 넓어진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더 넓어진 안락 지대는 그만큼 더 확장된 자유를 의미한다. 


 

 물론 우리는 불편함과 두려움을 싫어하고 편안함과 안전함을 좋아한다. 그러나 하브 에커의 말처럼 편안함은 과대평가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불편한 감정은 몸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단지 불편한 신체적 감각이라고 여겨 보자. 불편한 감정은 신체적 반응을 동반한다. 두려움을 느낄 때 가슴이 옥죄거나, 불편할 때 숨이 가빠 온다거나 하는 식으로. 거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고통을 증가시키는 것은 오히려 우리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 불편함을 '이제 정말 큰일 났어. 뭔가 더 비극적인 재앙이 닥칠 거야'라는 식으로 해석하며 고통을 배가시킨다. 


 

   이럴 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통과의례라면 기꺼이 돌파해 주지라는 식으로. 두려움이 동반하는 불편한 신체 증상을 인식하는 즉시, 마냥 싫어하지 말고 '음 여기가 바로 안락 지대의 경계를 나타내는 신호구먼'하면서 돌파하려는 전의를 불태우자.  예를 들면 나는 자신을 알리고 홍보하는 행위가 매우 불편했다. 왠지 잘난 척하는 것 같고 상대방에 관심을 구걸하는 것 같기도 했고, 거절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알리는 사람이 더 멋진 사람이다. 행동력이 있고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사람이다'라고 관점을 바꾸고 나니 훨씬 더 편해졌다.



  이것을 게임이라 생각하자. 난이도가 너무 쉬운 게임은 마지막 판까지 다 끝내고 나도 별 성취감도 재미도 없다. 한 번 도전해 보고 깨져보고 다시 도전해 보는 어려운 게임 속에 재미도 있고 성장도 있다.



  물론 나도 삶의 피해자가 되어 제 한 몸 못 가눌 정도로 지쳐있었던 적이 있다. 기나긴 어두운 터널 끝에 빛이 안 보여 도대체 이건 어디까지 이어지는 거야라고 절망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성공한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많은 실패를 딛고서 성공을 일구었다. 그들이 했는데 나라고 못할 건 무엇인가? 수많은 실패 끝에 도전하지 않으면 결국 그 실패가 결론이 되어 버린다. 도전할 때 두려움은 실체가 없는 망령이라는 걸 알게 된다. 도전해야 두려움은 사라진다. 



     여기에서 성공은 꼭 경제적 성공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오히려 정신적 성공을 경제적 성공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 중 일부 정신이 피폐한 사람들도 있는데 이건 성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불굴의 정신적 성장이 먼저이고 경제적 성공은 부산물로 따라오는 것이라 여긴다. 물론 경제적 성공이 있어야 그 사람의 정신적 성공이 증명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큰 성취를 이룬 정신이라면 자신과 세상에 기여하기 위해 부가 필요한 경우, 그 부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현실에 불평하지 않고 변명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탓하지 않고 용기 있게 내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정신이야말로 내가 추구하는 것이고 먼저 얻어야 하는 것이다. 경제적 성공은 그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불편한 도전들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불편한 감정이 가슴을 옥죄기 시작할 때 나는 또 하나의 안락 지대의 경계를 부수라는 신호로 보고 환영하리라. 두려움에 떨지 않고 당당히 맞서서 한 번 해보자는 용기로 돌파하리라. 계속해서 도전하며 영혼의 자유를 누리리라. 나의 안락 지대는 세상만큼 넓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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