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찾는 마음 Jul 12. 2022

돈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출처 : Nattanan Kanchanaprat from Pixabay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어야 부자라고 부를 수 있을진 모르지만 경제적 풍족함과 자유를 누리고 싶은 것은 거의 모든 사람의 열망이다.



각자가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은 이유는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있어 돈은 어떤 의미인가? 경제적 풍요와 자유는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일단 돈하면 내게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위와 힘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많음은 높은 지위와 영향력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을 우러러보고 그들의 말을 조금이라도 더 듣고자 한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의 책이나 유튜브는 많은 인기를 누리게 된다.



과거에는 공공연히 돈을 이야기하는 것이 다소 금기시되었다. 그 이유는 지금껏 인류의 역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이 대체로 종교였기 때문이다. 영원하고 고매한 진리를 다루는 종교에서 돈은 세속적이고 영혼을 타락시키는 것으로 보았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 이상 예전처럼 종교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심지어 종교에서도 부를 죄악시하지 않고 어느 정도 찬양한다. 이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유한 사람은 승리자요 선망의 대상이다. 부유한 이들은 자신의 지위를 뽐내기 위해 비싼 차, 명품 옷, 크고 화려한 집 등을 구입한다. 요즘은 실제의 자산이 별로 없는 젊은이들조차 명품을 구매하여 자신을 부유한 계층과 동일시하고 싶어 한다. 이처럼 부는 논란의 여지없이 열망의 대상이 되었고 사람들의 지위와 영향력을 결정한다.



우리는 왜 지위와 영향력을 갈구하는가? 아마도 인정을 받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타인들로부터 인정받고 존경받고 싶은 것은 사람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러한 인정과 존경의 갈구는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의 변형일 수도 있다.



그래서 너도 나도 자신의 부를 드러냄으로써 인정을 받으려 한다. 나 또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물질로 내가 대단한 사람인 양 보이고 싶지는 않다. 물론 나도 멋있고 좋은 차, 훌륭한 디자인의 옷 등 비싸고 좋은 물건들을 보면 마음이 끌린다. 하지만 그것들로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대변하고 싶지는 않다. 물질의 소유와 관계없이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돈으로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타인의 진정한 선망인지는 모르겠다. 그러한 부는 때로는 질투의 대상이 된다. 또한 부를 인정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타인과 나의 부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또한 비교하다 보면 나보다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깔보게 될 수도 있다.



인정받기 위해 쌓은 부가 어느새 자신의 우월감이 되고 나보다 재산이 적은 사람들을 경시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면 이것은 길을 잃은 것이다. 이 경우 어렵게 쌓은 부가 줄어들거나 사라진다면 한없는 열등감 속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돈으로 타인의 인정을 사는 것은 쉽지만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그다음으로 돈은 나에게 자유를 상징한다. 적어도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다면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생계를 위하여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참기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먹고살아야 하기에 타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부를 통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매력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나는 부자가 되고 싶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다.



또한 부는 내가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게 하는 특권을 준다. 이는 부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 중에 하나이다. 나 하나의 생계유지에 급급할 때는 가족이나 친구 등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어렵다. 더구나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고통받는 경우 도와주고 싶어도 외면해야 될 경우도 생긴다. 내가 이룬 경제적 부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부가 가져다주는 아름다운 특권이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건강이 안 좋아 고생한 경험이 있고 장기간 투병으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 방황한 경험이 있다. 회복한 지금은 담담하게 말할 수 있지만 그 고통의 터널은 참으로 암담하고 견디기 힘들었다. 지금도 과거의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누구에게 도움을 구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단체나 장소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 이 또한 경제적 부가 있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생계를 이어가는데 급급하다면 이러한 소망을 이루기 위한 자원이나 시간을 발견하기는 어려우리라.



그리고 돈으로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다. 그것이 상품이든 경험이든. 나는 특히 여행이나 공연을 정말 좋아한다. 여행을 하거나 공연을 관람 중에 '정말 살아있기를 잘 했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적 제약이나 경제적 제약으로 원하는 만큼 여행과 공연을 누리지는 못한 것 같다. 마음껏 세계를 돌아보고 아름다운 예술을 감상하고 싶다. 여행과 예술은 경제적 자유를 성취하면 가장 마음껏 탐닉하고 싶은 분야이다.



그에 비해 물질적인 상품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그렇게 집착하고 싶진 않다. 아무리 사고 싶은 것도 일단 구입하고 나면 한 달이 안 되어 익숙해지고 처음 구입 시의 설렘은 어디론가 사라진 것을 많이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나는 물건 구매의 행복감은 나쁘지 않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경험의 구매에 치중하고 싶다. 심리학자들도 여행이나 공연 관람 같은 경험의 구입이 물건의 구입보다 행복감을 훨씬 증진시킨다고 한다.



이렇게 돈에 의해 우리는 쉽게 감각적 욕망을 충족할 수 있다. 하지만 감각적 욕망의 충족만으로는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다. 감각적 욕망의 충족으로 느끼는 행복감은 일시적이고 같은 수준의 행복감을 누리기 위해 점점 더 큰 욕망의 충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쾌락으로 인한 행복감은 그 요구가 끝이 없으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감각적 행복을 즐기지만 너무 집착하고 빠져들지 않아야 한다.



돈이 많으면 걱정이 없을 것이다는 사람들도 있다. 돈이 없어 쪼들린다면 당연히 걱정이 많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궁핍한 사람보다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이 보통 걱정이 덜 할 것이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걱정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은 탐하거나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잃을까 봐 걱정하고 더 많이 가지지 못해서 안타까워하게 되어 있다. 재산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다. 걱정을 다스리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더 많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부는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인데 부 자체가 목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지나치게 부 자체에 집착하다 보면 부를 이룰 때까지 다른 귀중한 가치를 희생할 수 있다. 가족과의 관계, 건강, 우정, 도덕성, 진실함 등의 소중한 가치 말이다. 그리고 어렵게 모든 큰 부를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돈의 노예가 될 위험도 있다. 재산이 늘어나는 쾌감 자체에 몰두하다 보면 내가 왜 부유해지고 싶었는지의 원래 목적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돈이 오히려 자유를 방해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왜 내가 부자가 되어야 하는지의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며 내 생각을 정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지 돈만 많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면 부를 이룬 뒤는 다른 많은 것을 잃어버린 후일 수도 있다.



나도 다른 거의 모든 사람처럼 경제적 풍요와 자유를 누리고 싶다. 왜 그렇게 되고 싶은지 정리해 보니 돈이 나에게 줄 수 있는 행복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다양한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아끼는 사람들이나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하는 것 등이었다. 이러한 행복과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부가 필요하다.



돈 자체는 좋고 나쁨이 없는 단지 수단에 지나지 않지만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하다. 자기 나름의 목적지가 있을 때 부를 향한 여정은 더욱 즐겁고 행복한 여정이 된다. 더구나 목적지가 있을 때 중간에 길을 잃지 않는 안전한 여행이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백일백장의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