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일본이 일제강점기의 만행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이유는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영향이 다분하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미국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2차 세계 대전 직후 패망한 일본을 다스리기 위해 들어선 미 군정은 일본의 행정과 정치의 안정을 위해 2차 대전의 전범들을 일부만 처벌하고 나머지를 그대로 기용하는 행태를 벌인다.
당신 소련의 공산주의 세력을 견제하던 미국이 일본의 좌익세력을 기용할 가능성은 만무했고 기존의 우익 세력들이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킬 정도의 능력은 있으니 이를 이용하자는 것이었다. 전후 혼란을 틈타 공산주의 세력이 득세하는 여지를 주느니 전범이라도 어느 정도 능력이 입증된 사람들을 다시 행정 및 정치에 기용하였다.
또한 일본의 후진적인 정치 시스템도 문제였다. 아버지의 지역 선거구를 아들이 물려받는 식의 후진적인 정치 행태가 일본에서 횡행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은 독일과 다른 것이다. 독일은 2차 대전 패망 이후 전범 세력을 정치권에서 일소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이후 정치인들은 히틀러와 나치의 만행을 부끄럽게 여기고 2차 대전 피해 국들이 용서할 때까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 화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일부 전범들이 처벌받기는 했지만 대다수의 전범들이 권력을 유지하거나 복권하는 식으로 정치권에 남아 있게 되고 그 후손들이 여전히 지역구를 물려받는 방식으로 권력을 차지하고 있다. 얼마 전 유명을 달리한 아베 전 총리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도 A급 전범이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방면되어 다시 일본 총리를 하였다.
외조부 손에 큰 아베가 일본의 전쟁 가능 국가로의 변화를 부르짖은 것은 세계대전을 일으킨 강한 일본에 대한 향수와 전범인 외조부의 영향이 다분하다 할 수 있겠다. 그러한 아베가 여당인 자민당의 실세였으며 자민당은 55년의 집권 기간 동안 중간에 6년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집권 여당 노릇을 했다. 이들에 의해 조작된 역사관이 교육 및 언론에 계속 노출되니 일본 국민들은 과거에 대한 사과의 당위성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민당 세력의 주장은 일제의 조선 수탈을 마치 선진문명을 전달하는 은혜를 베푼 것처럼 왜곡하였고 심지어 한국에 있는 친일 지식인마저 이 견해에 동조하는 자들도 있다.
거기에다 아직도 일본 정치권은 자신들의 무능을 감추려 혐한을 이용한다. 외부의 공동의 적이 있으면 내부는 단결하기 마련이니 자신들의 실정을 감추려 혐한을 이용해 일본 국민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내부의 단결과 자신들의 실정을 감추기 위해 적절히 혐일을 이용하는 경향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지금 일본의 젊은 세대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을 멋진 나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며 개인적으로 만난 일본인들은 대부분 친절했으며 한국인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었다. 단지 일본인이나 일본 대중문화라고 해서 배척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장난에 휘말리는 것 같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양국의 화해와 우정을 도모하는 날이 어서 오기 바라는 마음에 서론이 길어졌으니 양해 바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일본의 버블 경제에 화려하게 꽃 피던 대중음악의 명곡들을 계속 소개하겠다.
첫 번째 곡으로 구보타 토시노부의 'La la la love song(라라라 러브 송)'이다. 우리나라의 가수 백예린도 리메이크한 곡인데 일본의 대표적인 트렌디 드라마 'Long vacation(오랜 휴가)'의 메인타이틀곡이다. 일본의 국가 대표 미남 기무라 타쿠야가 주연한 90년 대 일본의 인기 드라마이다. 당시 우리나라도 일본의 트렌디 드라마를 모방하여 '질투'같은 많은 트렌디 드라마를 양산했다. 트렌디 드라마란 화려한 소비 문화에 집중하고 감각적 영상미로 젊은이들의 사랑을 다소 비현실적으로 그려낸 드라마이다.
비현실적이지만 드라마는 재미있다. 더구나 꽃미모의 절정을 이루던 기무라 타쿠야의 등장만으로도 이미 드라마는 볼만하며 거기다 예쁘고 잘생긴 일본 청춘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여 감각적 영상과 음악을 통해 화려하게 포장된다. 그 시대의 감각적 사랑은 마치 팝콘처럼 느껴지며 젊음의 싱그러움이 한껏 느껴진다.
드라마의 장면들을 멋지게 편집하여 노래에 입힌 영상을 링크한다.
드라마도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쉽게 찾아보실 수 있다.
다음 곡은 드림즈 컴 트루(Dreams come true)의 'Love love love'이다. 일본 혼성 그룹인데 역시 자작곡이다. 이 곡은 일본 오리콘 차트 역대 싱글곡 10위에 들어 있다.
'있잖아요, 어째서 너무나도 좋아하는 이 마음을 단지 전하고 싶을 뿐인데 제대로 말을 못 하는 거죠. 있잖아요, 꿈에서만이라도 보고 싶다고 기도하는 밤이면 단 한 번도 나타나 주지 않네요.'
'있잖아요. 어째서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흐르는 거죠. 우리 둘이 처음 만났던 날이 조금씩 잊혀 가는 추억이 되어도 사랑해요, 사랑해요.'
일본인 특유의 섬세한 사랑 표현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미세한 떨림을 전달한다.
다음 역시 일본의 전설적인 록밴드 B'z이다. 앨범 총 판매량이 8000만 장을 넘는 대형 밴드이다. 록밴드로는 특이하게 이나바 코시(보컬), 마쓰모토 타카히로(기타) 2인조 구성이고 다른 악기 파트는 객원 연주가를 쓴다. 일본에서 몇 안 되는 콘서트를 열면 대형 스타디움을 꽉 채우는 인기와 실력을 자랑한다. 뛰어난 가창력과 섹시한 외모의 보컬 이나바는 원래 수학 선생님을 하다 그만두고 록스타가 되었다. 그들은 히트곡만으로도 콘서트 연주 목록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밴드 중 하나다. 사심을 담아 5곡을 추천한다.
'Love phantom(사랑의 유령)
'방황하는 푸른 탄환' - 록 콘서트장의 뜨거운 열기를 느껴보시기 바란다.
'Bad communication(잘못된 소통)'
'Love me love you'
'Home'
일본에서 가창력으로는 손에 꼽히는 가수 미시아(미샤)의 'Everything'. 일본 드라마 '야마토 나데시코'의 삽입곡으로 200만 장 이상을 판매한 아름다운 발라드 싱글.
마지막 곡으로 X Japan의 아름다운 발라드 곡 'Say anything(어떤 말이든 해줘)'.
또 다른 일본 음악의 명곡 소개는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