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5살의 나이로 데뷔하여 데뷔 앨범 'First Love(첫사랑)'을 991만 장 팔아치운 천재 우타다 히카루. 일본인 부모를 두었지만 뉴욕에서 태어난 우타다 히카루는 음악 프로듀서인 아버지와 가수인 어머니 사이에서 음악적 재능을 물려받았고 거기다 뉴욕 R&B 음악의 세례를 흠뻑 받아 그 당시 유행하던 일본 음악과는 결이 다른 세련된 R&B 기반의 팝 음악을 일본에 도입해 열도를 뒤흔들었다. 그녀의 첫 앨범은 아직도 일본에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단일 앨범으로 꼽힌다. 그리고 그녀가 일본의 유명 엔카 가수 후지 케이코의 딸이라는 사실까지 더해져 우타다 히카루는 일본에서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우타다 히카루의 'First Love(첫사랑)' - 데뷔 앨범의 동명 타이틀곡이다.
우타다 히카루의 'Automatic(자동적인)'
우타다 히카루의 'Movin' on without you(당신 없이 앞으로 나아가)'
다음은 아무로 나미에. 158cm의 작은 키이지만 완벽한 비율 때문에 훨씬 더 커 보인다. 어머니가 백인 아버지를 둔 혼혈이라서 아무로 나미에도 이국적인 외모를 가지게 되었다. 일본 음악계의 미다스였던 코무라 테츠야가 프로듀스 한 앨범 'Sweet 19 blues'가 300만 장이 팔리는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일본 여학생들이 아무로 나미에의 스타일을 추종하는 아무라 현상이 나타났다. 필자도 우연히 TV에서 아무로 나미에를 처음 봤을 때는 조금 이상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노래를 몇 번 반복해 듣고는 완전히 빠져 버렸다.
어린 시절부터 아이돌 활동을 하여 탄탄히 다져진 기량으로 격렬한 안무에도 보컬이 흔들리지 않는 실력파 가수이다. 90년대 일본의 젊은 여성들의 패션리더이기도 하고 우상이기도 했다. 필자도 연예인에 가슴 설레본 적은 별로 없었지만 아무로 나미에에게는 잠시 빠졌던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그녀는 볼수록 고혹적인 매력이 있고 음악 또한 훌륭하다. 그러나 가슴 아프게도 TRF의 약간 추남에 가까운 남자와 속도위반 결혼을 하는 충격을 선사하며 나의 기억에서도 희미해져 갔다.
아무로 나미에의 'Don't wanna cry(울고 싶지 않아)'
아무로 나미에의 'Can you celebrate(축하해 줄 수 있나요)' - 그녀의 고혹미가 절정을 이루는 뮤직비디오가 일품인 노래다. 일본에서 200만 장 이상 팔린 히트 싱글이다.
아무로 나미에의 'Walk in the park(공원에서의 산책)'
마지막으로 2000년 대 초반 일본 R&B의 대표 주자였던 히라이 켄. 히라이 켄이야말로 혼혈이라고 생각했는데 순수 일본인이었다. 일본에서는 드문 정통 R&B 음악을 기본으로 하는 가수인데 보컬도 매혹적이다. 가성과 진성을 넘나들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의 노래 중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주제가인 '눈을 감고'가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그의 노래는 'Even if'이다. 연인이 있는 여자를 짝사랑하는 남자의 절절한 심정을 아름다운 그의 목소리에 실어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절절한 가사를 일부 옮긴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조금 전에 말했지만 사실은 예전부터 계속 너를 데리고 오고 싶었어
양초가 부드럽게 흔들리는 이 가게의 카운터에서 너는 기쁜 듯이 그에게서 받은 반지를 바라보고만 있지
네 마음에 내 눈물은 떨어지지 않지만 이 버번과 카시스 소다가 다 사라질 때까지는 너는 나의 것이지
열쇠를 잠그고, 시간을 멈춰, 네가 떠나가지 않도록
살짝 취한 걸까나? 정말 진심인데..
너도 살짝 취하는 게 좋아. 그리고 내 어깨에 기대면 돼.
하지만 모든 말을 삼키고 네게서 눈을 돌렸어. '
히라이 켄의 'Even if'
히라이 켄의 최고 히트곡 '눈을 감고'
히라이 켄의 '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