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ECE하게 생각하기 2) 숫자로 증명하기 3) 결론부터 말하기
"8시까지 출근하시면 됩니다."
지금 회사야 10시까지 출근해도 되니까 8시 출근은 잘 상상이 안 가지만
첫 사기업 인턴에 합격했을 때는 그마저도 감사했던 기억이 난다.
10명이 넘는 동기들과 사옥에서 명패를 걸고 교육을 들을 땐 묘하게 설렘을 느꼈다.
ESI 조직은 이랜드 내의 전략기획실로서, 독자적으로 브랜드를 키우거나 고객과의 관계를 빌딩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랜드의 다양한 브랜드들이 각자의 문제를 가지고 오면 조직이 해결해주는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의 프로젝트 형태로 업무가 진행된다.
나는 F&B팀에서 약 2달 간 짧지만 압축적인 근무를 했다.
내가 한 업무는 리브랜딩/매출 증대와 관련된 PJ (프로젝트) 였다.
산출물로는 1) 전략 장표 (주장과 근거가 담긴 PPT 1장) + 2) 마케팅 액션집행 이었다.
- 전략 장표를 잘 짜기 위해서는 (1)고객사(문제를 가져오신 브랜드 대표님)의 문제를 잘 이해하고 (2)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가설을 세워보고 (3) 고객 인터뷰(FGI, 대면, 서베이)/매장 터치율 조사(어떤 메뉴가 누구에게 잘 먹히는지) 등 현장의 실제적인 데이터로 검증하는 게 필요했다.
- 마케팅 액션 집행도 (1) 누구를 세밀하게 타겟할 건지 (&Why?) (2) 어떤 매체를 쓸 건지 (온라인/오프라인) (3) 얼마 써서 얼마 벌건지 등이 잘 세워져야 했다.
ESI 조직 특성 상, C-level 보고가 적지 않게 있다보니, 당시에도 꽤 높은 직급의 사수님께 직접 보고를 드리러 갔던 기억이 난다. (근처에 끝내주는 평냉 집이 있었다...)
1) MECE하게 생각하기
컨설팅 펌에서는 자주 사용하는 말인데
- MECE (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
- '상호 배타적이며 전체적으로 망라된'
그러니까, 빠뜨린 것 없이/중복되는 것 없이 다 다루고 있냐 이말이다.
생각을 '잘 하는 사람'의 차이가 여기서 결정된다고 느꼈다.
2) 숫자로 증명하기
주장이 있으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 법.
숫자만큼 명료하게 내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게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비정형적인 것도 숫자로 가시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3) 결론부터 말하기
대표님들은 시간이 없다.
의사결정할 게 너무 많다. 소통할 사람도 많다.
그 사람들의 시간을 줄여주는 게 내가 할 일이었다.
서론부터 줄줄... 늘어놓다간 'So What?' 날아올 게 뻔하다.
임팩트 있는 결론과 Concrete한 증거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
솔직히 떨어질 줄 몰랐다.
떨어지고 나서도 '내가 왜'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한참을 지나서 돌이켜보니 '내가 왜' 떨어졌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만 22살의 나는 너무 오만했고, 들떴었다.
기본을 잘 못 지킨 부분이 있었다.
짧지만 강렬했던 기억을 남겨준 이랜드에서의 경험을 가지고
학교에 돌아와서는 마케팅 학회를 휘젓고 다녔다 (?) ㅋㅋㅋ
그 얘기는 다음 편에서 살짝 다뤄보려고 한다.. ㅎㅎ
우당탕탕 학회 레벨업 스토리 커밍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