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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살청춘 지혜 May 20. 2022

나의 창조 다루기2

정말 하게 되어 있는 세 가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란 곧, 정말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자신이 하게 되어 있는 것을 할 때, 돈이 따라오고 새로운 길을 향한 문이 열리며 자신이 유용한 존재임을 느낀다. 그리고 마침내 일이 놀이처럼 느껴진다. -아티스트 웨이 197p-

내가 창조하고 싶은 것, 자신을 유용한 존재라 느끼게 하는 것. 그리고 창조하는 과정 자체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어 결국에는 정말 하게 되는, 그런 창조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원래 네게 있던 ‘건강한 아름다움’을 꺼내 볼까?

 

초등 4~5학년쯤 되어 보이는 긴 생머리의 여자아이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 마냥 한의원 대기실 문 앞에서 엄마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잔뜩 움츠려 고개를 숙인 채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아이와 무슨 일이 있어도 들어와 진료받아야 한다는 결연한 엄마의 실랑이는 비장하기까지 했다. 어찌어찌해서 간신히 진료실에 앉은 여자아이의 얼굴과 머리는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보여주지 않으려는 듯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꽉 끼고 등을 반쯤 돌려 앉았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을까요?”라는 나의 질문에 “아영아! 보여 드려.” 겨드랑이와 몸통 사이에 꼭 끼고 있는 아이의 손을 엄마가 억지로 잡아당겼다. 아이는 다시 울보가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걱정마. 선생님은 아프게 하지 않고 그냥 보기만 할 거야. 아영이가 선생님에게 손을 좀 보여줄래?” 그 말에 불안한 눈길로 겨우 내민 손가락은 끝 마디마다 밴드로 싸여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볼까 봐 이렇게 밴드로 둘러 붙이고, 손도 잘 내놓질 못해요. 피부과에서 레이져 치료와 냉동 치료도 해보았는데, 아프기만 하고 효과가 전혀 없었어요.“ 아이 엄마가 말하며 꼭꼭 싸맨 밴드를 풀었다. 6년 전부터 손가락에 한두 개씩 작게 생기기 시작한 것이 커지고 번져가면서 보기 흉한 굳은살이 한 뭉치씩 덧붙은 듯 손톱 주변이 뭉툭했다. 심상성 수지 사마귀! 아영이는 손을 내보이는 내내 부끄러운 듯 초조한 듯 감추려 연신 쩔쩔맸다. ”아영이 손이 피아니스트처럼 참 예쁜데, 수지 사마귀들이 생겨서 그동안 스트레스가 많았겠구나! 원래 아영이 예쁜 손과 다시 만날 수 있게 치료해볼까?“ 까맣게 흔들리는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순간, 까만 눈동자 안에서 아주 작은 빛줄기가 퍼졌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모습이 참 많다. 다 죽어가던 줄기에서 빼꼼히 고개 내밀며 돋아난 연둣빛 새싹. 엄마 품에서 잠이 든 아기의 고운 숨결 따라 파르르 가늘게 떠는 속눈썹. 백발이 성성한 노부부가 서로를 의지해 걸어가며 꼭 맞잡은 주름진 손. 진물이 나던 피부에 새살이 돋아 아물어가는 상처, 날 새서 원고를 마감하고 들이키는 새벽 공기의 상쾌함...  한의사인 내게 있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환자분 한분 한분 원래 가지고 있던 ‘건강’을 되찾는 순간을 함께할 때다. 아영이는 치료 시작 3개월 만에 피아니스트처럼 예쁘고 매끈한 손가락을 자랑스럽게 보이며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원래 있던 '건강한 아름다움'으로 회귀하는, 정말 내가 하게 되어 있는 창조의 순간이다.

자투리 시간을 사치스럽게 만들어 볼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시작된 일상의 틀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나는 스케줄러다. 등교, 1교시, 2교시, 3교시... 점심시간... 5교시, 6교시.. 하교... 그 중 변하지 않고 있는 점심시간은 자투리 자유시간이다. 결혼해서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식사하고 남는 시간은 쉬거나 수다 떠는 시간이었다. 엄마가 되어 육아와 가사와 직장 일을 함께하다 보니 나를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러다 내 영혼이 증발고 말겠어.’ 황폐해진 영혼이 헐떡이며 주위를 둘러보니 눈에 들어온 짬이 있었다. 한 시간 내지 한 시간 반 정도의 점심시간. ‘유레카(Eureka)!’ 신대륙을 처음 발견한 콜럼버스가 된 듯, 부력의 원리를 깨닫고 목욕탕을 뛰쳐나왔다는 아르키메데스가 된 듯했다.


자투리 시간의 화려한 변신은 둘째를 임신하면서 시작되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태어날 아이에게 줄 인형을 직접 만들어 주다가, 나를 위해 뭔가를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직장 근처 피아노 학원에 등록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레슨을 받고, 레슨받지 않은 다른 요일은 자유롭게 와서 연습하겠노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자투리 시간의 화려한 변신으로 나는 많은 것을 해오고 있다. 피부 관리, 스케치 데생, 헬스 피티 받고 운동하기, 골프 레슨, 만 보 걷기... 댄스 스포츠를 시작한 요즘은 개인 레슨을 받거나 시간 날 때마다 빈 연습실에서 거울을 보며 기본 스텝과 배운 것을 연습한다. 여전히 뻣뻣한 로봇이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자세와 리듬에 간단하게나마 연습하고 나와 오후 진료를 위해 걷는 걸음이 가볍다.


이사한 후 출퇴근 시간이 길어졌다. 5분이면 되었던 것이 50분이 넘게 걸린다. 서울도 아닌 지방인 이곳에서는 어마어마한 거리다. 운전하며 흘려보내는 자투리 시간에 평소 읽기 힘들어했던, 하지만 내게 정말 필요한 경영, 경제 서적을 오디오북으로 편하게 듣고 있다. 출퇴근을 함께하는 막내는 3년 뒤면 아마도 경영, 경제, 재테크 전문가가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자투리지만 붙박이 장에게는 확실하게 사치스러운 시간이자, 정말 내가 하게 되어 있는 창조로 이끄는 시간이다.


꿈의 추월차선에 올라타 볼까?


초등시절, 용돈을 모아 집 근처 새마을 금고에 통장을 만들어 놓고 틈틈히 저축을 했다. 누가 일부러 시킨 것도 아닌데, 쓰기만 해서는 안될 거같아 돈을 모았다. 이런 습관은 대학생때 과외 아르바이트할 때도 그랬고, 신혼초 공무원 남편이 일부러 나를 시험하려고 건냈던 쥐꼬리(?^^;)만한 생활비를 받았을 때도 그랬다. 대학생 때 한달 유럽여행을 가느라 꺼내 쓴 경우외에는  돈을 기억에 남게 썼다는 기억이 별로 없다. 나는 돈을 그냥 모으기만 하는 사람이었다. 이러다 보니, 돈에 대해서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지.’라고 말로는 하면서도 무의식의 신념은 ‘돈 버는 사람 따로 쓰는 사람 따로인데 벌어서 뭐 하나?’ ‘돈은 내 목숨줄과 바꿔야 하는 거야.’ 깜짝 놀랄 자기 제한을 강하게 걸고 있지 않겠는가! 


돈에 대해 이런 부정적 신념이 있는 내가 부동산 투자했으니, 돈의 神이 나를 그냥 편하게 놔두었을 리 없었다. 버려 놓은 일을 지난 4년간 수습하고 공사하느라, 이렇게 저렇게 처분해서 큰 돈을 만들고 쓰면서 느낀 것은 돈의 神은 감사와 풍요로운 감정을 담아, 돈을 현명하게 잘 사용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의 엠제이 드마코 역시 ”돈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에게 끌린다. “했다.  


작년 이맘 때쯤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를 하며 치유를 돕고 지원하는 힐링센터를 운영하는 미래를 그렸다. 하지만, 그 막연한 상상속에서조차도 나를 갈아 넣어버릴 거 같아 감히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노래하고 춤추고 싶은 그림자 아티스트의 욕구를 들여다 보고, 시간과 돈과 마음을 쓰기 시작하면서 NABI 힐링센터에 대한 꿈이 버겁지 않게 느껴진다. 돌.살.꾸.키.(돌보고 살리고 꾸미고 키우는) 아티스트인 내가 품은 나비의 꿈과 가치를 어떻게 경험해 볼까 궁리하고 싶어졌다. 소수의 욕구가 아닌 수백만 명의 건강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며 가치를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플랫폼 성장패턴에 올라타라>란 책이 우주에서 보낸 선물처럼 오늘 내 손에 도착했다. 지난주 독서 백일 문우님 서평을 읽며 내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했다. 그 마음을 아셨는지, 잘 읽고 좋은 서평을 부탁한다며 새 책을 보내주셨다. ‘우리 모두는 자연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NABI 헬스케어 센터와 양한방, 대체의학 및 의공학 전문대학원과 전문 병원의 설립을 통한 인재 양성'이라는 원대한 나비의 꿈을 글로 선포하자마자, 글자로 누워있던 꿈에 생기를 불어넣으라는 듯 내 손에 미래의 지침서가 쥐어졌다. 동시성이란 이런 게 아닐까? 


막연함이라는 허물을 벗고 나는 지금, 꿈의 추월차선을 향해 정말 내가 하게 되어 있는 창조로 올라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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