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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니 Apr 11. 2024

STD 재검을 받다

질염부터 치료하기로 했다


4월 11일 *산부인과
13시 30분 진료 예약입니다


이 메시지를 보고 산부인과에 몇 주 전부터 예약해 뒀던 균 재검사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 들어 외음부와 질 안쪽이 심하게 가렵고 분비물에서 악취가 나는 것 같아 불편함이 계속되어 왔다. 이전까지 있었던 따가움은 사라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성 상재균인 가드넬라와 유레아플라즈마 파붐, 마이코플라즈마 호미니스 이렇게 3가지가 +,++,+++ 활성도 중 전부 다 ++로 나왔었다.



점심을 먹고 쉬다가 집을 나섰다. 병원은 지하철역 출구 근처에 있어 집에서 걸어가기에는 거리가 조금 있는 편이었다. 한 시간 전에 출발해서 걷고 또 걸었다. 부쩍 더워진 날씨 탓에 입고 나온 플리스 속에서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병원 근처에 거의 도착했을 때 시간이 한 시간이나 빨리 도착하게 되어 근처 다이소에서 아이쇼핑을 하기로 했다. 들어가자마자 봄봄시리즈 버킷햇이 눈에 띄었다. 가지고 있는 모자가 전혀 없어서 너무 갖고 싶었고, 다이소 내부에 비치되어 있는 거울을 보며 착용해 보았다. 이건 진짜 나를 위해 만들어진 모자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잘 어울렸다. 한동안 모자를 손에서 놓지를 못하다가 내려놨다가 다시 가져왔다가 반복했다. 그러다 결국 예약시간이 가까워졌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결제를 완료한 이후였다.



예약 시간이 가까워졌고, 시간에 맞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데스크 직원분들과 인사를 나눈 뒤, 1:30분 예약을 말씀드렸더니 접수를 해주셨다. 병원은 클래식한 음악과 마음이 편해지는 시설로 되어있어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비용이 비싼 편인 것만 감안하면 정말 좋은 곳인 것 같다. 대기실에 앉아 조금 기다렸더니 내 순서가 되어 진료실에 들어갔다. 의사 선생님은 가렵고 악취가 있다는 말에 소독과 질정, 가려움에 도움이 되는 외음부 연고도 같이 발라주셨다. 균검사 결과는 빠르면 토요일쯤 나올 수 있다고 하셨다. 검사를 받은 다음,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과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질염이 있으면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되나요?”


“아니요. 그 반대예요. 바이러스가 있으면 질염에 더 취약해져요.”


“혹시 검사하면 활성도도 같이 나오나요? 제가 이전에 타 병원에서 검사했을 때 가드넬라랑 유레아파붐, 마이코플라즈마 호미니스가 검출되었는데 모두 ++활성도로 나왔거든요.”


“그럼요. 대부분 요즘은 그렇게 활성도까지 나오는 것 같아요. 저희 쪽도 마찬가지고요. 이전 활성도를 알고 있으니 이번 결과랑 비교해 보면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전보다는 비교적 홀가분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왔다. 바깥은 따뜻하고 사람들로 북적였다. 면역 관리 잘해서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다 하고 건강하게 다시 생활해야지. 스트레스는 절대 받지 않기로 했다. 이번 주에 남자친구와 벚꽃+동물원+놀이공원 데이트 하기로 했으니 그것만 생각하고, 더 이상 의미 없는 바이러스 걱정은 집어던지고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해야지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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