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유일한 차이- 그랜트 카돈 저
오랜만에 독서모임을 통해 자기 계발서를 읽었다. 한동안 자기 계발서를 신나게 읽다가 어느 순간 시들해져서 최근에는 거의 읽지 않았다. 자기 계발서를 읽을 때는 내가 당장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책을 덮고 나면 나와 나의 현실은 거의 그대로였다.
실행이 뒷받침되지 않는 자기 계발서 읽기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어느 순간부터는 자기 계발서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책이 나에게 무엇인가를 하라고 계속 채근하는데, 나는 잠깐 움직이다가 며칠 만에 그만두기를 반복하니까 그랬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내용이 거의 비슷비슷해서 내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뭐 하러 다시 읽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최근 몇 달 동안 자기 계발서를 거의 읽지 않았다.
그런데 오랜만에 독서모임에서 '10배의 법칙'을 읽으니 다시 내 안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면서 깨어나는 것이 느껴졌다. 요즘 내가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사실의 방증이리라.
'성공'의 사전적 의미는 "목적하는 바를 이룸"이다. 이 책은 성공 즉, 목적하는 바를 이루는 방법을 명확하고 분명하게 알려준다. 10배의 사고력과 10배의 행동력을 발휘하면 무엇이든 성공할 수 있다. 마치 주 3회 이상 운동하고 금연, 금주하고 식단 관리하면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방법은 알지만 행동하지 않는 것이다. 나 또한 그렇고. 그런데 이상하게 이 책에서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고 움직여봐야겠다는 의지가 싹텄다.
6월 중순부터 러닝을 시작했다. 독서 모임에 러닝을 하는 친구가 있어서 새벽에 같이 뛰기 시작했는데, 너무 좋았다. 처음 일주일 정도는 낮에 너무 피곤해서 무언가에 집중을 할 수 없었지만, 그 기간을 견디니 체력이 좋아지고 활력이 생겼다. 그래서 새벽이 기다려지고 땀에 젖은 옷을 입은 내 모습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데 이 느낌이 어딘가 익숙하다. 예전에 느껴봤던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10년 전 부산에서 생활할 때 10km 마라톤을 했을 때 느낌이다. 내 인생 최초의 러닝이었다. 평일에는 친한 직장 동료와,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온천천에서 수영 강변, 민락수변공원, 광안리까지 10km를 뛰다가 걷고 했다. 부산에서 열린 10km 마라톤을 두 번 참가했었다. 그리고 러닝이 기억에 없다.
만약 내가 10년 전에 시작한 러닝을 지금까지 지속해 왔다면, 나는 지금 얼마나 달릴 수 있을까. 13년 전에 했던 독서 모임을 계속 따라갔다면... 7년 전에 배우기 시작했던 수영을 계속했다면... 회사 다닐 때 했던 영어 회화를 계속했다면.. 수많은 만약이 떠오른다. 삶에서 '만약'이라는 말은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아쉬운 마음이 들어 후회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동안 '후회'라는 단어가 어색할 정도로 눈앞만 보고 달려왔다. 눈앞에 닥친 일을 쳐내느라 기진해서 뒤를 돌아보며 후회를 하거나 앞날의 청사진을 그릴 여유가 없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그 달리기에서 스스로 내려왔지만, 이전의 습관이 그대로 남아서 눈앞만 보고 시야를 넓히지 못했다. 이제 뒤도 돌아보고 미래도 좀 그려보려고 한다. 그래야 지금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 10년 후의 나에게 미안하지 않으려면,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좋을까라는 기준을 세운다.
나는 생각만 하다가 시도조차 하지 않거나,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시작은 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지속하지 못한 일이 많았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은 '10배의 행동력'을 말한다. 일단 움직이면서 생각하라고, 질보다 양이 중요하니 가장 많은 행동을 하라고, 두려움은 전진하라는 신호이고, 행동을 귀찮아하지 말라고, 행동하지 않으면서 고민만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10배의 행동을 지속해서 습관화하라고. 엉덩이가 무거운 나에게 이 보다 더 필요한 말이 있을까 싶다.
그리고 이 책은, 성공은 언제나 앞서 한 '행동들'의 결과로 생기는 것(78쪽)이고, 잠재력을 날마다 최대한 발휘하기로 선택하는 일이 윤리적(79쪽)이며, 목표를 이미 달성한 것처럼 매일 적고(150쪽), 이루고자 하는 일에 집착하라고(196쪽)한다.
이루고 싶은 일이 있어도 이루려고 노력하면서 집착하는 게 피곤하고 귀찮고 힘들어서 나는 어느 순간 집착을 내려놓았다. 그러다 보니 일에서만 집념을 발휘하고, 나 자신이나 내 인생 목표에서는 시나브로 멀어져 갔다. '내'가 없는 생활은 지속할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회사를 다니면서 '나'를 찾는 방법이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 핑계 댈 일도 없다.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에 그냥 움직여야 한다. 움직이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매일 목표를 적고 이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10년 후에 지금처럼 후회하는 일이 없으리라. 같은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기에는 내 인생이 너무 짧다.
한편, 아래 내용은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료님과 악동 뮤지션의 이찬혁 님을 떠오르게 했다.
진보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모방하지 않는다. 그들은 경쟁하지 않고 창조한다. 또한 남들이 뭘 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경쟁'을 목표로 삼지 마라. 대신 자신의 영역을 지배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라(164쪽).
타인을 모방하지 않고 자기만의 것을 창조해 내는 것은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인 것 같다. 경쟁이 너무나도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경쟁을 하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나만의 것을 내 안에서 끄집어 내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어찌 보면 이것이 지금 사회에서 가장 효율적인 성공 방법인듯하다.
그리고 시간의 주인이 되는 법으로 날마다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기록하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요즘 들어 시간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루만 기록을 해도 내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게 되어서 정말 유익했다. 사실 이 방법은 내가 10대 때부터 알고 있었고 고시 공부할 때 실천도 해본 방법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불만만 갖고 있었을 뿐 무엇인가를 찾아서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동안 참으로 게을렀다. 이제라도 날마다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기록해 봐야겠다.
어쩌면 자기 계발서에 나온 내용은 모두가 이미 다 아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그것을 꾸준히 실행하기는 매우 어렵다. 꾸준한 실행을 위해서 자기 계발서를 주기적으로 읽어야 하는 것 같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므로.
10배의 법칙을 읽고, 나는 오늘 아침 다시 목표들을 적고, 하루를 기록하며, 러닝화를 신는다. 이런 나의 선택들이 10년 후의 나의 모습을 결정할 것이므로. 오늘도 나는 10년 후의 나를 조각하고 있다. 이제 나의 10년 후의 모습이 조금은 기대된다. 기대되는 미래가 있다는 것, 그거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내가 좋아하는 내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