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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무이유

난감해

ㄴ으로 시를 쓰다

by 류하해

난감하네

ㄴ으로 시를 쓰려하다 보니

나는너를너를나는을 가지고 시를 쓰신 작가님 시가 먼저 생각나고

나비인지 낙엽인지 구분 못한 내 나비꿈도 생각나고

나방이 나뭇잎과 나무줄기를 깕아먹는 모습과

낙타가 사막을 걷는 모습


낭만과 날씨와 녹내장과 노래와 노을과 날고기 날개 나태 넝마 ㄴ으로 시작되는 모든 단어가 넘실넘실 나에게로 와

날로 먹으려고 작정을 하셨군요라며

나의 눈두덩에 시위를 해댄다

나도 좀 꺼내줘 나도 좀 살자


난처하다 못해 난 결국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 같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혹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난감하네 난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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