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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무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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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하해 Feb 26. 2024

분리수거 날

버려지는 것들의 쓸모를

다시 생각해 본다

구거진

버려질

태워질

종이를

쓰레기 봉지에서 꺼내 종이 모아 버리는

봉지에 담는다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 주는

손을 콧구멍을 콧물을

또는 더럽고 바닥에 묻은 무언가를

닦을 수 있는

넌 휴지로 다시 태어 날 수 있겠지!


새 생명을 주거나 생명을 끊는 존재는 오직 한 분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우리 모두 분리수거를 해 보자

버려지는 것들에게 새 생명과 새로운 쓸모를


앞 집 아저씨와 위층 애기 아빠도 보인다

뭘 그리 태우시나...

애타고 촉박한 시간일까? 남은 생명의 재촉일까?

내일의 구름으로 오늘의 하늘빛을 가리려는

연기 속에 가린 가련한 사람들의 얼굴


어...

새 생명을 주거나 생명을 거두고 있는 당신은

오늘 지금 신인데..

그리 신나 있지가 않다

분리수거날

난 일주일에 한 번 신이 되어야 한다.

모든 순간 신이 되고는 싶지만

신이 된다는 것은 고달프고 참으로 힘든 일이라.....

사람인 난 단 하루라도

아니 단 한순간이면 족하다


넌 다시 살아라...

그리고 잘 살아라

버려지는 것들에게 말한다

넌 이제 가도 되겠다

넌 조금만 더 살아라

넌 다시 살아 좋은 곳에 쓰여라

버려진 것을 주어서 담는다


분 리 수거날

난 신이 난다

그렇지

난 신이 된다

모든 존재들

미안 그리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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