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으로 갈 궁리, 지구에 대한 예의 없는 선택

수현:40대의 독백

by 청춘의 봄

최근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Seaspiracy)>를 보았다.

단순히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말자'는 수준의 환경 보호를 말할 줄 알았으나, 화면 너머의 진실은 그보다 훨씬 잔혹하고 거대했다.


다큐멘터리는 바다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플라스틱 빨대가 아니라, 상업적 '어업' 그 자체라고 폭로한다. 전 세계 해양 쓰레기의 반정도가 어망이라는 사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어업'이라는 인증 마크 뒤에 숨겨진 비리와 거대 자본의 유착과 살인적인 인권 유린까지. 바다는 지금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숨을 거두기 직전의 상태였다.

바다가 죽으면 인간도 살 수 없다는 경고는 더 이상 영화 속 허구가 아닌, 당장 우리 코앞에 닥친 현실이었다.


이 잔인한 기록을 끝까지 지켜보며 내 마음은 한없이 무겁고 어두워졌다. 미안함이 밀려오는 동시에, 거대한 시스템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초라한 내 모습이 보였다. 뻔히 알면서도 눈앞의 돈 때문에 미래를 지워버리는 우리들. 돈이 미래를 꿈꾸게 하는 가치는 정말 어디까지일까.


산업의 발달이 주는 편안함과 풍요로움은 나를 여기까지 키워줬다. 내가 특별히 돈이 많아서도, 편안함만 추구하며 살아온 것도 아니지만, 결국 나 또한 이 파괴적인 산업의 수레바퀴에 일조하며 살아온 셈이다. 누구도 지구가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당장 내 눈앞의 천금을 잡으면 먼 훗날 지구가 망한다는 경고 앞에서, 우리는 너무나 쉽게 눈을 감는다. "나만 별탈 없으면 그만"이라는 이기심이 시대의 공기가 되어버렸다.


화성으로 갈 궁리…. 그것은 지구에 대한 예의 없는 선택이다. 지금까지 지구를 대자연이며 어머니라 부르며 숭배?해놓고, 이제 와서 과학의 이름으로 어머니의 뒤통수를 때리며 갈취한다. 그것도 모자라 죽어가는 어머니를 돌보지 않는 우리의 모습. 뉴스에 나오는 패륜아를 보며 침을 튀기며 욕하지만, 사실 그것은 지구를 대하는 우리의 또 다른 얼굴인것이다.


돈이 없고 빽이없는 힘이 없는 나를 후회해본다. 하지만 만약 내가 돈이 많았다면, 나는 정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옳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세상에서 '진정한 옳음'을 지키는 일은 무겁고 두렵다. 그럼에도 이 무거운 마음을 여기에 기록으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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