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말씀하시길하루 세끼 밥 챙겨 먹는 것도 일이라고 하셨다.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더니 차라리 나가서 일을 하지삼시 세 끼를 차리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아침을 차리고 돌아서서 점심을 차리면 또 돌아서서 저녁을 차려야 했다. 게다가 중간중간 간식까지 정말이지 쉴 틈이 없었다. 사실 나는 차리는 것보다 오늘은또 뭘해서 먹여야 하나 하고 메뉴 걱정을 해야 하는 게 더 힘들었다.
요즘부쩍 편식이 심해진 아이들은열심히 고민해서 힘들게 차린 보람도 없이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뱉어버리거나 아예 먹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잘 먹는 것 위주로 밥을 하게 되었고 아이들은 또 금세 질려했다. 그래도 같이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라도 같이 만든 음식은 그래도 한 입 먹어보는 정도의 발전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안 먹던 음식을 하루아침에 잘 먹는 그런 기적 같은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육아를 하면서 삼시 세끼를 차리기란 정말 전쟁 같았다. 할 수만 있다면 차라리 나가서 일을 하고 싶었다. 5살과 3살인 아이들은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넘어지고부딪혔고 서로 뺐고 뺏기기를 반복하며 치열하게 싸웠다.왜 다들 아이를 낳으면 뱃속에 있을 때가 그립고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누워있을 때가 그립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바라본다. 오늘 내가 차리는 이 삼시 세 끼가 훗날 아이들에게 추억이 되고 위로가 되고 엄마의 사랑으로 기억되길. 그리고 나부터 먹기로 했다. 삼시 세 끼거르지 않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아이들도 나를 따라 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를 사랑하는 내 모습까지도.
삼시 세 끼를 차리다 보면 반찬도 걱정이다. 반찬은 꼭 살림 같다. 해도 티가 안 나는데 또 비어있으면 밥을 하다만 것 같은 허전함이 있다. 그리고 냉장고에 반찬이 없으면 꼭 살림을 안 하는 것 같다.반찬은 그야말로 엄마의 피, 땀, 눈물일지 모른다.
Todays recipe.
<간장 버터 진미채 볶음 & 아몬드 멸치볶음>
1. 진미채는 잘게 잘라 달군 팬에 주사위 크기로 자른 버터 한 조각을 넣고 같이 잘 볶다가 간장 1큰술과 마요네즈 1큰술, 참기름 1큰술을을 넣고 색이 골고루 나오도록 재빨리 볶은 뒤 불을 끄고 통깨를 뿌려서 마무리한다.
2.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달군 팬에 잔멸치와 슬라이스 한 아몬드를 넣고 볶다가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면 기름을 두르고 다진 대파를 넣고 강 중불에서 튀기듯이 볶다가 소금과 설탕을 뿌려 간 한 뒤 참기름을 약간 넣고 재빨리 볶다가 불을 끄고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