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내리던 겨울의 어느 날, 창 밖에는 아침 일찍부터 나와 부지런히 눈사람을 만들고 눈썰매도 타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첫째가 "나도! 나도!" 하며 소리쳤다. 최근에 싫어와 아니야 이외에 잘하는 말이 하나 더 늘었다. 그렇게 성화에 못 이겨 밖으로 끌려나간 나는 이윽고 집 앞문방구에 다 달았다. 그런데 가게 입구에 놓여있는 썰매를 보는 순간 아차 싶었다. 지금 저 썰매를 사면 나는 루돌프처럼 하루 종일 썰매를 끌고 온 동네를 헤매게 될 것이뻔했다.
나는 아이를 달래 눈썰매 대신 눈 오리를 손에 쥐어주는 데 성공했고 눈 오리 수십 개를 만들고서야 집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는무한 반복 기능이 있다. 특히 엄마나 아빠가 몸을 써서 놀아주어야 하는 놀이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인간 미끄럼틀이 되었다가, 비행기도되었다가 하면서아이의 한번 더라는 말에 나도 무한 반복이된다. 그러다 결국 배터리가 다 되거나 고장이 나야 끝이 난다.때문에 엄마, 아빠에게 한번 더라는 말은 참 무서운 말이다.하지만 아이들이 뭘 하든 딱 한 번만 하고 만다면 정말 큰 일이다. 무엇이든지 한번 더 하지 않으면 나아질 수도 없고 완성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꺼이 아이를 위해 한번 더미끄럼틀도 되고 비행기도 된다.
까다로운 우리 아이도 한번 더를 부르게 하는 토스트가 있다. 바로 마약 토스트이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이 토스트는 식빵과 계란 그리고 마요네즈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 나는 여기에아이들이 좋아하는 베이컨을 더 하고 설탕을 뿌려서 고소함에 단짠의 매력까지 추가했고 SNS 업로드를 자극하는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파프리카를 올려 나름의 업그레이드를 했다. 아이의 한번 더는 기존의 레시피를 아이의 입맛과 나의 개인적인 취향에 맞춰 레시피를 발전시키고 나만의 레시피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Today's recipe.
<파프리카 마약 토스트>
1. 식빵 위에 마요네즈를 골고루 발라주고 설탕을 뿌려준 뒤 테두리를 따라 마요네즈를 짜준다.
2. 1 위에 계란 1개와 다진 베이컨을 올려주고 소금 한 꼬집으로 간을 한 뒤 계란 노른자가 가운데 오도록 해서 파프리카를 올려준다.
3. 에어 프라이기 또는 오븐에서 180°c, 8~10분을 정도 굽거나 전자레인지에서 2~3분간 돌려주면 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