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첫 만남
2014년 11월부터 시작되어 2024년 1월까지 해외에서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마지막 연애는 2016년 3월이다.
그녀는 외국인이었고, 장거리 연애와 내가 부족한 면이 있었는지 2번의 바람을 피웠다.
그 바람피운 것 마저 잊고 만남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사랑은 한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 후로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으며,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싶은 사람도 없었다.
물론 이 과정에는 자기 관리 실패로 엄청난 체중 증가로 인해
자신감 하락 등의 심리적 요인도 있었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해외 생활 전에는 서울 영등포에서 지냈던
우리 가족은 약 10년 간의 시간 동안 여러 일들을 겪으며,
아버지는 지방에 홀로 지내셨고, 2024년 1월 한국으로
귀국 후에는 갈 곳이 없어 아버지 댁에서 지냈었다.
2025년의 새해가 밝고, 이직을 준비 중에 취업이 확정되어 서울로 이사 오게 되었다.
지방에 있던 것과 달리 서울에 올라온 후
예전에 살았던 곳으로 돌아왔다는 것에 안정감을 느꼈고,
그로 인해 활동적이었던 예전 모습처럼 연극, 영화, 고궁 등
취미 생활을 즐기며 지내게 되었는데,
한국에는 소모임이라는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을 보고
술을 안 마실 것 같은 소모임 하나를 가입하게 되었다.
이 모임은 공원을 산책하는 모임이었고,
가입하고 몇 번의 활동을 통해 모임원 분들과
가볍게 인사하며 인사와 걷는 동안 대화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곁을 주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워낙 외향적이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였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롭게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몇 주간 활동하며 처음의 다짐이 무색하게 나와 결이 맞고 대화하면 즐겁고 편한 분들이 계셨다.
여자 한 분과 남자 한 분이었는데, 한국에 와서 만난 첫 또래 친구였으며,
대화할 때 너무 즐거웠다.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게 미소 짓는 모습이 내게는
가장 중요한 첫인상인데 두 분은 대화할 때 미소 짓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걷기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 여자분과 비슷하여
한 번 같이 귀가하는 길에 동행하였고, 귀갓길도 즐겁게 대화하며 각자의 집으로 헤어졌다.
이게 첫 만남의 기억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성의 감정은 전혀 없었다.)
며칠 뒤 결이 맞는 남자분과 또 다른 모임원인 남자 B분과의
평일 점심 약속이 생겨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카페에서 신기한 일이 발생했다.
남자 B님은 나를 강하게 바라보며
"저는 그 여자분에게 호감이 있어요"
나는 이걸 나한테 왜 말하는 거지요는 생각에
"네? 그걸 왜 저한테 말씀하세요?"라고 되물었고
그는 내게 내가 그녀에게 관심이 있으면 본인이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정말 큰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나는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가
계속해서 곱씹었고, 그 옆에 결이 맞는 남자분께서는 놀라며, 한 마디만을 말했다.
"너무 갑작스러운데 놀랍네요"
나는 고백을 한 그에게 되물었다.
"제가 그 여성분과 친분이 깊지도 않아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없지만,
산책할 때 뒤로 빠지거나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혹시 본 것과 대화해 보신 게 몇 번 없으신 것 같은데,
말씀하신 마음이 관심일까요? 호감일까요? 호감보다 더 나아간 감정을 갖고 계실까요?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좋아하고 있어요."
여기까지만 들었다면 나는 도와주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그 뒤에 말하는 내용을 듣고 나선 나는 조금이라도
대화를 더하고 친밀감을 느낀 그녀를 이 남자분과 연결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솟구쳐 올랐다.
"사실 여러 모임이 있었고, 몇 명의 사람에게 다가갔지만 잘되지 않았어요."
사람 마음이란 게 관심이 가는 것을 칼로 쳐내듯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에 지금 그의 감정은 새로운 여자분의 등장으로 관심이 생기고,
또 다른 여자분이 나타나면 또 그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점심시간이 끝이나 자리를 정리하게 되었다.
그 점심시간 이후 종일 그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해외 생활하며 가장 경계했던 것 중에 하나여서 그랬을까?
외로운 상태에서의 몇 번 만난 이성에게 느끼는 호감 정말 호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