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에게 찾아온 연애 감정

05 - 내적갈등

by 시기차차

그녀가 소개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내 마음의 혼란은 3일 동안 이어졌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분명 ‘좋아한다’는 감정이 맞다. 다만, 이 마음이 진심인지, 아니면 외로움에 속아 생겨난 감정인지 계속 헷갈렸다.


나는 대화할 때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걸 선호한다. 하지만 산책 모임 특성상 걸어가면서 얘기해야 하니 상대를 마주 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과는 가끔 고개를 돌려 얼굴을 보며 대화했는데, 이상하게 그녀와는 차마 바라볼 수가 없어, 정면만 응시한 채 대화를 이어갔다. 그 모습은 마치 레고 인형처럼 딱딱하기만 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마음속에서는 “땅, 땅, 땅! 좋아한다!”라는 재판 결과가 내려진 듯했다. 정말 오랜만에 느낀 누군가를 향한 감정은, 반복되는 일상을 하루하루 행복으로 바꿔줄 만큼 특별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새로운 혼란이 시작됐다.


나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그녀도 나를 친구로서는 괜찮게 여길 것 같다. 다만 이성으로서의 감정은 없는 듯했다. 그 근거 중 하나는 카톡 대화였다. 몇 번 주고받다 보면 답장이 늦게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물론 개인적인 성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남자에게도 촉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사람 사이의 감정은 상호적인 법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거나 대화가 잘 통한다면, 상대도 어느 정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본다. 반대로 한쪽이 불편하다면, 친구든 연인이든 인연은 더 이상 이어지기 어렵다.


그녀는 내게 분명 이성적으로 끌리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더 다가가는 건 어쩐지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았다.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그녀에게 더 어울린다는 생각까지 들며,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뒤엉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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