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일기

by 예영

나는 얼마 전 치킨집 알바를 시작했다.

알바를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단조롭고 쉬운 난이도의 일을 하면서 얇고 길게 가자 했것만. 치킨집에서 알바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너무 단순했다.
난 돈이 없었고 하루라도 빨리 일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치킨집이 가장 빨리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당일날 면접을 보고 바로 일하게 되었다.

치킨집의 크기는 생각보다 작았고 비교적 손님이 적은 날에 넣어주신다 하여 마음의 짐을 좀 덜고 있었다. 프랜차이즈이긴 했다만 이름을 자주 들어보지는 않아 괜찮을 거라 안심하고 있었다.

하나 이게 무슨 일인가. 3일 차, 아직 나는 치킨과 같이 나가는 소스도 못 외웠는데, 추석날 일할 사람으로 내가 들어가게 되었다.
너무 부담이 되는 마음에 내가 일하는 치킨집 손님 수가 어느 정도 일지, 어느 시간대에 몰릴지,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등 부담을 타로로 대신했다.

모든 게 불확실한 현실에 그나마 믿을만한 대체제였다.

그리고 추석 당일날 저녁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띠링 배달의 민족 주문!"
"쿠팡이츠 주문!"
등등 대여섯 개의 업체에서 주문이 연달아 들어왔다.

주문을 확인하고 박스를 접는다.
홀에서는 손님이, 포장 주문도 동시에 들어온다.
배달기사분들이 연달아 들어와 언제 나오는지 묻는다.
그럼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 치킨을 버무려 포장을 해 기사분들께 전달해 드린다.

양념에 빨려 들어갈 듯이 치킨을 버무리다 보면 나도 모르는 어이없음의 웃음이 튀어나온다.
평소 혼잣말이 많은 편인데, 이렇게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다 보면
연달아 들어오는 주문에게
"알겠어 알겠어~! 진정해~ 갑니다 가~" 등의 혼잣말을 한다.

혼잣말의 능력은 생각보다 많다. 생각이 과부하될 때 말을 밖으로 내뱉음으로써 뭘 먼저 해야 할지 순서가 생기고 정리가 된다.

두세 시간 후 몰리는 시간이 끝나면 갑자기 온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며 긴장이 풀린다.
그리고 테이블을 치우고 설거지를 한다.

사장님은 꽤 무뚝뚝하신 편인데
" 처음 한 것 치고 잘못 나간 것도 없고 잘했어. 잘했네 진짜."
평소 칭찬보단 레시피를 알려주고 일을 가리키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가 듣는 칭찬의 맛은 아주 달달했다.

칭찬은 그게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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