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by 예영

드라마 사랑의 온도를 보다

성숙한 남녀의 대화가 너무 좋아서

서현진의 작품을 찾아보다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를 알게 되었다.




이 시리즈를 열심히 보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시리즈는 공백이 더 많은걸

얘기해 주는 작품이었다.

아직 내가 닿아보지 않은

느껴보지 않은 감정의 깊이가 궁금하기에.

대화를 하면서 배우들의 한 발자국,

눈빛의 깊이,

그 외에 다른 잡음들을 모조리 흡수해 보는.

그 깊이로 위로를 받게 되는 작품이다.


배우들의 직업 정신일까

작품을 찍기 위해 했던 체중감량이라던지

그 모든 게 고마워지는 작품이었다.


일상에서는 쉽게 느끼지 못하는

춥고 초췌한 분위기가 자주 나타나는데

그 사이 건드려지는 감정이 굉장히 많다.


배우들의 더딘 대사 사이사이 치고 들어오는


배경음악이

해결되지 않은 궁금증들을 풀어줬다




작품의 구조가 너무 흥미로웠다.


절정으로 다 달을수록

명확해지는 배우들의 감정선이


살아가는 모든 날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밀도 있는 날들을 채웠다.


거슬리지 않는 옷매무새와

배우들의 연기가 재미있다.


해석의 여지가 깊은 대사들이 갔다 오다 보면

내 마음속 욕망들을 해결해 줬다.

'그렇게 살아도 된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어쩜 그렇게 살아가기로 한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하는 듯이


작품의 균형이 마음에 들었다.

배우들과 배경음악이 절정으로 끌고 갔다가

다시 일상에 던져버리는 것들이 반복되고 나면 뒤끝이 많이 남게 된다.


작품의 호흡이 나랑 맞았다.

어려운 듯 명확한 기획의 의도들이 결국 답이 정해져 있긴 한 건지


현실에서 삼켜지는 불행들에 뭐라 하지 않고

결국은 제대로 된 길을 가는 그가 위로로 다가왔다.


무표정이 9 할인 작품에서 웃음이 나올 땐 어찌나 감사하게 느껴지던지.


침묵이 배려임을 알아서 좋았고

회피하지 않는 배우들의 단단한 눈빛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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