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났다

화라고 하기엔 너무 고급지고 욕나오게 성질이 나버렸다

by 하우스키펄

어릴적 부터 눈치를 잘 본다.

어른들의 호의도 편하고 안락하게 느껴본적이 없다.

방학때 친척집에 공부를 하러가서 무려9kg이 빠져왔다.

이모부가 옆에 계실땐 스스로 혼자 눈치를 보느라

밥도 평소 먹는 절반만 먹게 되고, 한달 공부기간 내내,

토,일요일은 가족과의 일상을 침범했다는 느낌에 거실로 나가기가 힘들었다. 무엇이 그토록 불편하게 만든건지.

이모와 둘이 외식할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먹는양을 보더니

이모긴 화들짝 놀래며 "너 그동안 먹는양이 니 양이 아니구나"라며 토끼눈으로 묻던 그장면이 생생하게 기억한다. 어른이된 지금도 누군가에게 받는 호의는 나에겐 그저 갚아야만되는 불편한 행위이다.


지금의 나의 삶에서 누구에게 가장 호의를 받고 있는지 물었다. 그건당연 나의 의식주를 담당하는 남(의)편.

좋은 직장을 그만두게 된것도, 집에서 살림하는 여자로 나의 위치를 바꾼것도 배우자.


남들은 나에게 얘기한다.

눈치주고 더러워도 눈딱 깜고 그냥 집에서 애키우며

살림하라고. 그건만큼 편한게 없다고.

과연 그럴까.


그럴까에 대한 물음에 그렇네 라며 살아볼려고 하는데,

틈틈히 옆에서 눈치를 준다.

나의 자격지심이 상황을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그의 본심이 자기도 모르게 묻어나오는건지 그누구도 알수없지만, 자잘한 단어들이 내마음을 후빈다.


생활비 없다면서 없는게 아니였네 라는 쓰다보니 또 눈물이 고이는 단어들의 조합이 어젯밤 내마음 쑤셨다.

아침에 일어나서 별일 아니라는듯, 미안하다며 웃는 그얼굴이 나의 화를 더 증폭시켰다. 생활비로 합당하게

사용하는 금액이 어디있는줄 아는지. 고작 몇만원 더 쓴다고

생활비없는데 쓴다는 소릴 들어야 된다니.


회사에서 큰돈이 이나라도 돈 벌때는 치사하게 물어볼 필요도 없고, 내마음대로 썼는데.

이제는 생활비에서 아껴아껴쓰다 부족하면,

돈더 달라고 눈치까지보는 처량한 가정주부.


오늘은 도무지 기분이 낳아지지 않는다.

시간이 약이겠지.

아이에게 쏟는 시간들을 환산시켜 월급을 청구해볼까.

역시나 퇴직하신 이모들이 나의 퇴직에 반대한 이유를

조금씩 느끼는 중이다.

갑과 을이 명확하지 않지만 결국 존재하는 상하관계.

돈을 벌거나 더 버는사람이 갑이 되는것 같은 자본주의 사회.

작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집에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