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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Jan 01. 2022

■ <첫번째  이야기> 왜 평창 한옥학교에 입학하였는가

- 두번째 인생을 고민하며

  10월 중순이후 지난 3주간 우리 팀이 다듬어 놓은 각종 목재들이 쌓아 올려졌다. 기둥, 장혀, 도리, 서까래 등 그동안 다듬어 놓은 한옥 재료들이 실습실 이곳저곳을 차지하고 있어서, 더 이상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이렇게 한 곳에 쌓아 놓은 것이다. 이것을 보니까 지난 3주동안 우리 팀원들의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전기 대패, 전동 톱, 홈 대패 등 전동기구를 전혀 사용할 줄도 몰랐으니까.


 문득 3주전 한옥학교에 지원했을 때가 떠오른다. 나는 작년 말 직장을 그만두고, 인생 2막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한 고민을 수개월 동안 해왔다. 어떤 가치를 만들면서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하며 사는 것이 좋은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나 해도 좋을 만한 아이디어를 십 수개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 지에 대한 결심이 쉽게 서지 않았다. 용기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전혀 해보지 않은 영역에 무턱대고 들어가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 보았다. 미래를 위해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일까?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면, 지금 당장 시작해도 후회가 없을 것아닌가? 그것은 강원도로 귀촌하는 것이었다. 와이프와 나는 오래전부터 경치좋은 곳에 전원주택을 지어서 살고 싶었다. 그중 가장 선호하는 곳이 강원도였다. 강원도로 귀촌을 하려면 단순하게 집이나 땅을 사면 되는 일이 아니다. 지금 당장 강원도로 이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하나씩 차근 차근 풀어나가기로 했다.

  그 첫번째 작업이 평창 한옥학교에 입학하는 것이었다.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기술을 배우면서, 전원주택의 a, b, c를 알아가고 싶었다. (한 대학교 친구가 춘천에 있는 야산에 펜션을 지어서 판매하는 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안도 약간(?) 영향을 주었다.) 운 좋게도 평창 한옥학교에 합격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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