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아이디어도 다시 보자

공모전 탈락한 아이디어 재사용하기

by 인근

앞에서 한 번 언급한 것 처럼 공모전에 탈락하게 되면 정신적 충격이 쎄게 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확신을 갖고 공을 들여서 만든 아이디어라면 더욱 그러하다. 나도 최근에 2건이 본선 조차 오르지 못해 며칠 동안 멘탈 붕괴가 왔었다. 여기서 꼭 생각해야 할 점은 내 아이디어가 떨어졌다고 해서 내 아이디어가 형편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공모전 심사위원을 해본 적은 없지만, 수십명이 하는 것은 아니다. 많아봐야 5명 정도일텐데 상금이 많거나 시상 규모가 큰 공모전의 경우 수백건 이상이 등록되는 예선을 거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심사위원 한 사람씩 참가아이디어들을 나눠서 심사를 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 한 명의 판단으로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생각은 각자 다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좋은 아이디어라도 이번 공모전 심사위원의 눈에는 그렇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내 아이디어가 떨어졌는데 시상 순위에는 못들었지만 아깝게 떨어진 걸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유사한 다른 공모전에 다시 도전했을 때 수상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냥 제출하면 안되고 좀 더 보강을 하는 것이 수상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2017년에 의약품 안전 컨텐츠 공모전이 있어서 도전을 한 적이 있다. 이 당시 파워포인트 수업용 컨텐츠 제작에 관심이 많은 시기여서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의약품 안전 사용 OX퀴즈 자료와 카드게임을 만들어서 제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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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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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게임

이 자료들을 만들기 위해서 꽤 많은 시간을 들여 자료를 검색하고 유료 프로그램까지 구입해서 만들어서 제출했는데 탈락했다. 내 기준에서는 초등학교 수업에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자료라고 생각했었는데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제출한 자료들이 더 뛰어날 수도 있고 심사위원이 봤을 때는 그냥 유치해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심사위원이 초등교육과는 관련이 없었을테니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그리고 몇 개월 뒤에 학교 안전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이 있었고 나는 여기에 자료 그대로 제출했다. 결과는 장려상이었다. 비록 장려상이었지만 상급이 교육부장관상이었다. 나는 교사이기 때문에 의약품안전공모전보에서 받는 상보다는 장려상이어도 교육부장관상이 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첫 번 째 공모전에서 떨어졌던 것이 더 좋은 상황이 된 것이다.

공모전을 많이 나가다보면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 어설프게 수상을 해서 장려상을 받게 되면 그 때 부터는 수상작이기 때문에 다른 공모전에 해당 아이디어로 제출하면 불법으로 적발되면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떨어진 아이디어는 다른 곳에 제출할 수 있기 때문에 유사한 공모전이 있으면 좀 더 다듬고 보강해서 제출하면 수상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정수기 회사에서 물 관련 아이디어 공모전이 있어서 페트병 재사용 아이디어를 제출했는데 떨어졌었다. 해당 회사에서 동영상을 잘 만들었다며 접수 예시 자료로 써도 되냐고 따로 연락이 와서 뭔가 될 줄 알았는데 예선에서 탈락해 쓴 맛을 봤는데 해당 내용으로 영역을 더 키워서 다른 주제의(폐자원 재활용 관련) 공모전에서 페트병 재사용 사업 아이디어로 대상을 받았다.

정리해보면, 떨어진 아이디어를 재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이디어 자료를 열심히 만든다. 둘째, 공모전에 떨어진다. 셋째, 떨어진 아이디어라고 바로 삭제하지 말고 잘 모셔둔다. 넷째, 재사용할 수 있는 유사한 주제의 공모전이 나오면 열심히 추가한다. 다섯 때, 상을 받는다.

재사용한다고 해서 상을 무조건 받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세 번 재사용해도 못받은 것도 있다. 그래도 낙심할 필요는 없다. 떨어진 아이디어는 내가 갖고 있는 여분의 자원이다. 다른 공모전이 나타났을 때 무에서 시작하지 않고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주제가 달라서 내용은 쓰지 않더라도 만들어놓은 형식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떨어진 자료도 잘 모셔둬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해야할 것은 주기적인 탐색이다. 재사용할 수 있는 공모전이 나타났었는데 몰라서 참가를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다음 글부터는 기억에 남는 공모전 사례를 하나씩 끄집어내서 어쩌다 상을 받게 된 것 같은지 이야기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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