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림처럼

by 정예은

눈사람처럼


정예은


시린 가로등 아래

지친 듯

누구를 기다리는지


생각 속 울타리에

갇힌 영혼은

눈 비비며 서 있는 눈사람


취한 듯 비틀거리는데

해 말간 미소짓는 너는

겨울 나라 왕궁에서


행복을 꿈꾸는

순결한 마음으로 바람에 날리는

왕자인가


사라져가는 모습에 애처롭기도 하련만

처마 끝에 투명한 울음으로

매달려 있구나


남은 사명이라도 있는 듯

마음 밭 거미줄 같은 부유물들을

눈물로 거둬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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