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지도사 실무 수습 후기

정규 수습 기간의 후기

by 새늘

그간 아주 바쁜 나날을 보냈다.
경영지도사 실무수습은 10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두 달에 걸쳐 진행되었다. 시험 합격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곧바로 시작된 과정이었고, 체감상으로는 시험보다 더 현실적인 시간이었다.

실무수습은 기업 현장 방문을 제외하면 대부분 주말에 진행된다. 평일에는 본업을, 주말에는 수습을 병행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이 자격증이 시험 합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검증되는 자격임을 체감하게 된 시간이었다.


실무수습의 전체 구조

실무수습은 면제반과 정규반으로 나뉜다. 차이는 1차 양성과정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했는지 여부이며, 전체적인 흐름은 집체교육, 멘토지도사 배정 및 현장 실무수습, 워크숍, 수료식 순으로 진행된다. 정규반의 경우 이 과정에 온라인 교육이 추가로 포함된다.


집체교육 — 경영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는 것

이번 기수는 합격자가 약 300여 명으로, 평년보다 많은 인원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인원을 고려해 집체교육은 경희대학교 크라운관에서 총 3회에 걸쳐 진행되었다.

집체교육에서는 경영지도사업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이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경영지도사는 특정 업권이나 분야로 명확히 규정되기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창업, ESG, DX/AX, 자금, 조직, 인사 등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주제들이 다뤄진다.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경영지도사는 한 분야의 전문가라기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구조화하는 사람에 가깝다는 느낌이었다.


멘토지도사와 현장 실무수습 — 자격증이 업으로 느껴진 순간

집체교육을 마치면 주소지를 기준으로 멘토지도사님이 배정된다. 이후 실제 수진기업을 방문해 기업의 상황을 듣고, 간단한 컨설팅을 진행하는 실습이 이어진다.


멘토지도사님마다 교육 방식은 다르지만, 내가 속한 팀에서는 산업안전, AI 활용, 노사 갈등 관리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겪은 사례 중심의 이야기들이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수진기업을 직접 방문해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업계획서와 개선 방향을 함께 고민했던 경험이다.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은 분명했다. 컨설팅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 질문을 많이 해야, 수진기업의 어려운 점을 알게 되고 그에 맞는 실질적인 설루션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이 실무수습의 핵심이라고 느낀 이유는 또 있다. 경영지도사업계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고, 지역 동기 지도사님들과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시험공부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영역이었다.


워크숍과 온라인 교육 — 선택이 아닌 기본 역량

워크숍은 각 지도 분야의 선배 경영지도사님들이 준비한 강의를 듣는 과정이다. ZOOM을 통한 실시간 강의로 진행되며,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계없이 수강할 수 있다. 필수로 최소 1회는 참여해야 한다.


정규반의 경우 온라인 교육도 기간 내에 모두 이수해야 한다. 총 7개 내외의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세션은 3~5강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집체교육과 주제는 유사하지만 보다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면제반 역시 온라인 교육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정규반·면제반 여부와 관계없이 수강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결국 이 자격증은 취득 이후에도 스스로 얼마나 학습하느냐에 따라 깊이가 달라진다.


수료식 — 합격자에서 등록 지도사로

모든 과정을 마치면 수료식이 열린다. 각 팀은 멘토지도사님과 진행한 실무수습 결과를 발표하고, 우수 사례에 대한 시상도 함께 진행된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치고 나서야 경영지도사 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형식적인 절차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순간이 의미 있었다. 시험에 합격한 사람에서 이제 현장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으로 바뀌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느낀 점

경영지도사의 단점이자 가장 큰 장점

경영지도사는 전문자격증이지만, 다른 자격증에 비해 업권이 명확하지 않다. 실제로 경영지도사업은 변리사, 공인회계사 등 다른 자격사들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자격증을 비자격사가 컨설팅 업계에 진입할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티켓이라고 생각한다.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대신, 이후의 성장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려 있다.

이 자격증은 철저한 제너럴리스트형 자격증이다. 스스로 공부하고, 경험을 쌓고, 자신의 강점을 조합해야만 의미가 생긴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스스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AI 활용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성형 AI의 등장은 일의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ChatGPT, Gemini, Genspark 등 다양한 모델들이 빠르게 등장했고, 그 변화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경영지도사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보고서 작성, 자료 조사, 구조화, 초안 도출 등 많은 영역에서 AI는 이미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 이제는 AI를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잘 쓰느냐의 문제라고 느낀다.


결국 사람이 해야 할 일은 통찰력

AI는 사람이 만든 도구다. 완벽하지 않고, 입력값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Garbage in, Garbage out이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

AI는 효율을 담당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그 답이 통찰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문제가 중요한지 판단하는 것,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지 구조화하는 것, AI가 만든 결과가 적절한지 검증하는 것. 이 모든 것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이다.

이 통찰력은 책이나 강의만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현장을 경험하고, 사람을 만나고,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쌓인다.


실무수습은 경영지도사로서의 시작점일 뿐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적어도 내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할지는 조금 더 명확해졌다.

다음 글에서는 실무수습을 마친 지금, 내가 그리고 있는 경영지도사의 모습에 대해 정리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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