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최고의 해이자 최악이었던 365일의 기록
2025년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나를 부수고 다시 세운 해'라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1년이었겠지만, 나에게는 #변화, #성취, #관계정리라는 세 가지 파도가 쉼 없이 몰아친 시간이었다.
재작년, 낯선 용인에서 시작한 첫 직장 생활은 외로움과의 사투였다. 다행히 마음 기댈 동료들을 만났고, 퇴근 후에는 소모임과 당근마켓을 통해 숨구멍 같은 인연들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성장에 대한 갈증과 부서 내 갈등은 나를 서서히 갉아먹고 있었다.
결정적인 트리거는 선배의 과도한 피드백이었다. 점심시간까지 반납하며 일방적인 입장을 내세우던 그날, 나는 깨달았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지옥 같은 분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이직에 사활을 걸었고, 결국 서울에 있는 더 큰 세상으로 발을 내디뎠다.
반전은 퇴사하던 날 일어났다. 관계에는 유통기한이 있다고 믿으며 늘 적당한 거리를 두던 내가, 동료들과 작별하며 펑펑 울고 말았다. 지옥 같은 회사였지만 그 안의 사람들은 천국이었음을, 몸은 멀어져도 마음은 지켜내고 싶을 만큼 소중한 인연이었음을 그 눈물이 증명해 주었다.
전 직장에서 겪은 불통과 갈등은 고통이었지만, 역설적으로 나를 움직이게 한 동력이 되었다. 내 능력을 스스로 증명해야만 이 바닥을 벗어날 수 있다는 간절함으로 '경영지도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퇴근 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책상 앞에 앉았던 주경야독의 시간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느낀 성취감은 단순히 자격증 하나를 얻은 기쁨 그 이상이었다. 바닥을 치던 자존감이 회복되었고, 내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는 희망을 다시 품게 되었다.
상경 후, 용인에서의 인연을 이어가려 애썼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보다 무서운 건 마음의 거리였다. 나를 통제하려 드는 관계, 그리고 어떤 사건을 통해 진정성이 없음을 깨닫게 된 전 직장 사람들과의 관계를 마주하며 심한 심적 고통과 깊은 고민에 빠졌다.
결국 나는 '숙고 끝의 종결'을 택했다. 아프지만 필요한 과정이었다. 무분별한 관계의 확장보다는, 서로를 동등하게 존중하는 진정성 있는 관계만이 내 곁에 남아야 함을 배운 귀한 경험이었다.
어제 신년맞이 친교 모임에서 누군가가 물어보았다. 올해 목표는 무엇이냐고. 나의 대답은 "없다"이다.
2025년의 나는 오직 '미래의 나'를 위해 '현재의 나'를 갈아 넣으며 살았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지금 이 순간의 공기와 기분을 만끽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2026년에는 내 현재의 삶을 온전히 존중하며 살아보려 한다.
거창한 계획 대신, 성실한 직장인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경영지도사로서의 성장을 천천히 즐길 것이다. 무엇보다 내 곁에 남은 진실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며, 거짓 없는 하루하루를 쌓아가고 싶다.
2025년, 참 고생 많았다. 이제는 조금 천천히 걸어도 괜찮다.